Who am I ?!/Book2019. 10. 14.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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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 임경선 에세이

연애에 바라는 것
어떤 분들은 자신의 특정문제에 통용되는 '연애 비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사람을 사랑하는데 비법이라니. 기술, 그런게 무슨 필요가 있을까. 굳이 있다면 당신 스스로 매력적이고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말고는 없다. 나는 늘 그대로이면서 상대에게는 높은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오만하지 않을까? 밀도 당기기도 어차피 '덜' 좋아하는 사람만이 행사할 수 있는 행동이다. 마음을 억누르고 머리를 써서 밀고 당기기를 했다고 해도 얼마 각지 않아 본심이 드러난다.
상처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김없이 상처받게 되어 있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슬픔과 분노와 목마름도 겪어야 한다. 머리를 짜내서 최적의 전략으로 접근한다 해도 사랑처럼 유동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이 없기 때문에 이치대로, 논리대로 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빌미로 상대를 내 입맛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대로 변해주지 않으면 이 사람은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짓는다. 연애 초기의 흥분이 가시면 특히 상대가 변했다고 속생해하지만 연애초기가 특수상황이고 이젠 상대를 믿고 편해지니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뿐이다. 상대는 오로지 내가 먼저 변해야만 변할 수 있다.
역으로 사랑받기 위해 무리하는 것도 곤란하다. 무리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무리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리한 대가를 언젠가는 상대에게 딱 그만큼 받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것고 힘든 연애의 서막을 예고한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감당하려고 애쓰는 것은 착한 게 아니라 비굴한 것이다. 그것은 그저 갈등이 생기거나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미리 자신을 상처입힐 뿐이다.
사랑은 이래야만 해, 라며 자꾸 사랑을 정의하고 범위를 좁히는게 아니라, 이럴 수도 있다며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넓혀줘야 한다.
연애는 부모가 나를 사랑한 이래로 나의 존재가 전적으로 타인으로부터 긍정을 받는 유일한 경험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나밖에 몰랐던 내가 타인을 향해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경험이다.

기꺼이 상처받을 것
사랑에서 취해야 할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나 자신에게는 '진실함', 상대한테는 '관대함'인 것 같다. 사랑하면 상대 앞에서 자신 있게 무력해질 수가 있다.

나의 사랑만은 특별하니까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심하게, 어쩌면 영원히 착각하는 한가지는 바로 사랑은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큰 기쁨을 주는 것들이 그렇듯,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짐들이 딸려 있다. 예민함, 오해와 질투, 구속과 의심,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피로, 그리고 아마도 확실한 이별 같은 것.
연애에는 고통과 슬픔이 동반함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단, 이것이 '나의'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 '나의' 사랑만은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 '나의' 사랑만은 항상 특별하니까.

같은 불완전한 인간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롭고 관용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고집스러워지고 어린아이처럼 이기적이 된다. 

네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인생을 계속될지도 몰라
나는 서로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완전에 가까운 애정표현은 결혼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하면서 다른 인간에 대해 깊이 이해하거나 내가 이해받으려고 노력한다는 면에서는 결혼이 꽤 의미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현실 생활에서의 평등
평등의 모습이 항상 5대 5일 필요는 없다. 어떨 때는 1대 9일 수도, 3대 7일수도, 6대 4일 수도, 8대 2일 수도 있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했다고 손해봤다며 억울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로도 인생의 많은 날들을 채우게 될 테니까. 서로의 노고를 고마워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걸로 경시하지 않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많은 것들은 사랑으로 함께해나갈 수 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 대처법
혼자서 잘 서 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 함께 있을 때도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마음이 통하지도 않는 누군가로 공허함을 가짜로 채우기보단 차라리 그 비어있는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만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있어야 진정으로 나답고 편안할 수 있을지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는 화학작용
'당신은 너무나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는 안 맞는 것 같다'가 공식적인 이별 메시지였다. 이런 진부한 멘트를 날리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리고 우진에게 미안했다. 자신의 허접한 이별통보를 저토록 객관적으로 괜찮은 사람이, 그것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받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불공평해 보였다. - 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의 단편 '크리스마스이브에 생긴 일' 中

몸이 그대를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우리가 함께 하는 것, 사랑을 나누는 것도 진실이지만 동시에 결국 제 삶의 무게는 혼자서 짊어진다는 것도 진실이다.

과거가 현재를 지탱한다
과거의 그 어떤 일에 대한 경험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
'변화'라는 개념은 전혀 새롭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에서 온다.

나를 쉽게 위로하지 않을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무리할 수 밖에 없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흘러흘러 이렇게 되었다, 는 말은 대개가 거짓이다. 무리하는 것이 되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원래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면 내게는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내가 무리한 만큼 앞으로 전진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노력하면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거라고 장담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적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그 나름의 보상이 주어진다. 게다가 열심히 노력하는 일은 주저앉아 한숨만 쉬거나 세상을 원망하거나 나를 놔버리고 자기 혐오에 빠져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내가 생생히 살아서 숨귀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야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실패에 대처하는 방식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그것이 장차 힘이 되어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일지만... 기왕이면, 가급적이면 실패까지 가지 않도록 잘해야겠지요. - 미국 방송인 코난 오브리언의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축사' 中

타인과의 비교
일이나 해. 인생은 짧아. 가만히 앉아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쓰레기 같은 이야기를 하는 대신에, 진짜 일을 해. 신께서 재능을 주셨지만 살날은 많지 않으니까. - 소설가 스티븐 킹

부탁과 거절
부탁이 부탁다우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부탁이라는 것은, 그 사람 아니면 도저히 해결 방법이 없을 때, 아무런 다른 대안이 없을 때, 부탁한 데에 대한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를 각오와 부담감을 가질 때 하는 것이다. 부탁에 대한 무게와 신중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의 부탁이라면 들어줄 생각이 들겠지만 상대방이 너무 쉽게 내게 부탁하면 '저 사람은 도대체 뭘 믿고'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언제 그렇게 친했나 싶기도 하고, 심지어 '하찮은 부탁'처럼 표현할 때는 기분도 상한다.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지,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이 정도 부담없는 부탁도 안 들어줘?처럼, 부탁하는 사람이 너무 당당하면 노력은 내가 하면서도 만만한 인간 취급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 '이 정도 부탁은 당연히 들어주겠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부탁했다면 애초에 실수다. 사람들 사이의 상호 의존에 필요한 것은 섬세함과 세심함이다.
역으로 거절을 할 때는 조금의 여지도 없이, 단칼에 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제 타이밍에 거절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결과를 낳는다.

내 마음이 편안한 삶의 태도는 무엇인가
저는 태도라는 게 결국 'How'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그 사람이 경찰이라서 좋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경찰이라서 좋다예요. 이 'How'의 문제가 저한테는 무척 중요한 것이고, 그 사람의 매력을 가장 잘 부각시켜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직업이 같아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지기도 하고요.

관계는 이름이 아니라 교감이다
저는 늘 관계에 이름을 붙이지 말라고 얘기해요. 프레임 짓기를 하지 말잘까. 연애 관계, 결혼 관계, 그거 필요 없거든요.
결혼은 연애의 연장에 불과한 거고요. 결혼의 본질은 혼인신고서가 아니라 서로의 교감이예요. 육체적인 관계조차도 사실은 별거 아니에요. 결국에는 좋아한다는 감정이 다예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제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예요. 그리고 성인으로서 괜찮은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힘들때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고요.

꿈은 없어도 되지만 내가 없으며 안된다
꿈이라는 말 대신에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할 때는 그것의 동기가 중요하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오늘도 무사히'예요. 그렇게 살려고 하다보면 어떤 경우도 나답게 살 수가 없는 거예요.

나다움, 그 사람다움을 인정하는 길
공정함이라는 게 결국에는 개인의 그 사람다움을 얼마큼 인정해줄 수 있는가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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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
Who am I ?!/Book2019. 10. 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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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야마구치 슈 지음 / 김은경 옮김

모든 철학자의 생각은 두 가지 축으로 정리된다.
1. 물음의 종류 'What'과 'How'
 - 'What의 물음'에 대한 대답은 시시한 것이 많다.
2. 배움의 종류 '프로세스'와 '아웃풋'
 - 중요한 것은 과정에서 배운다.

르상티망(ressentiment by 프리드리히 니체):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
 - 르상티망에 사로잡힌 개인은 그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 기준에 예속, 복종하거나, 르상티망의 원인이 된 가치판단을 뒤바꾼다.

다른 사람에게 창조성을 발휘시키고자 할 때 성과에 대한 대가, 특히 예고된 대가는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사람이나 조직의 창조성을 파괴하고 만다. 다시 말해 사람이 창조성을 발휘하여 리스크를 무릅쓰고 나아가는 데는 당근도 채찍도 효과가 없다. 다만 자유로운 도전이 허용되는 풍토가 필요하다. 그저 단순히 자신이 그렇게 하기를 원해야 한다.

수사학(by 아리스토텔레스): 타인을 설득해 행동을 바꾸기 위해서는, 로고스(논리), 에토스(윤리), 파토스(열정)가 필요하다.

예정설(by 장 카랭): 노력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신은 말하지 않았다.

앙가주망(engagement by 장 폴 사르트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앙가주망engagement 하라. 우리 자신의 행동과 선택, 이 세계에 참여하라.

악의 평범성(by 한나 아렌트): 악의가 없어도 누구나 악인이 될 수 있다.  악이란 시스템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인지부조화(by 리언 페스팅어): 인지부조화 이론은 우리는 신념이 행동을 결정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인과관계는 그 반대라는 사실을 시사한다.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아 행동이 일어나고, 나중에 그 행동에 합치되도록 의사가 형성된다. 다시 말해 인간은 합리적인 생물이 아니라 나중에 합리화를 도모하는 생물이라는 것이 페스팅어가 내놓은 답이다. 
사실과 인지 사이에 발생한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서 인지를 바꾸는 일은 인간관계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좋아하지도 않는 이성이 이것저것 염치 좋게 부탁하는 바람에 마지못해 도와주다가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인지부조화가 빚은 결과로 생각할 수 있다. 좋아하지 않는다는 인지와 이것저것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은 부조화를 발생시킨다. 자신이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은 변경할 수 없으니 대신에 부조화를 해소하고자 좋아하지 않는 감정을 '조금은 호의가 있을지도'로 바꿔 버린다. 처음에는 내키지 않는 상대에게 이것저것 부탁받아 성가셔 하던 사람이 그 상대와 사랑에 빠지고 만다.

권위에의 복종(by 스탠리 밀그램): 밀그램 교수의 아이히만 실험 결과는 사람이 집단 내에서 어떤 일을 할 때야말로 그 집단이 지닌 양심이나 자제심이 가동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한편 이 실험은 우리에게 희망의 빛도 함께 가져다준다. 자신의 양심과 자제심을 자각시키는 아주 조그마한 지지라도 받으면, 사람은 누구나 권위에 대한 복종을 멈추고 양심과 자제심에 근거한 행동을 취한다. 이는 조직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을 때 '이것은 잘못된 게 아닌가!'라고 맨 먼저 목소리를 내는 사람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 분명하게 보여준다.

마태 효과(by 로버트 킹 머튼):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은 더 부유해진다. 

내시 균형(by 존 내시): 반복적 죄수의 딜레마의 우승 프로그램은 처음에 '협조'를 내고, 그 다음에는 바로 전에 상대가 냈던 것을 똑같이 낸다. 이는 1. 우선 상대에게 '협조'하여 '좋은 녀석' 전략을 구사한다. 2. 상대가 배신하면 그 자리에서 자신도 배신으로 돌아선다. '좋은 녀석'이지만 상대가 싸움을 걸어오면 되받아친다. 3. 상대가 다시 협조로 돌아오면 이쪽도 협조로 돌아서는 '포용성'을 갖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상대측에서 보면 '내가 배신하지 않는 한 이 녀석은 좋은 사람이지만, 내가 배신하면 상대도 바로 배신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서 파악하기 쉽고 예측하기도 수월하다는 특징이 있다.

보이지 않는 손(by 애덤 스미스):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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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
Who am I ?!/Book2019. 8. 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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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 임경선 에세이

자유란 무엇일까.
내 마음과 영혼이 시키는 일을 내 몸이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가장 편안한 상태일 것이다.
이제는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안일한 위로를 향한 도피가 아닌 엄청난 재능임을 안다. 그것은 사실 이것이 있어서 행복하다가 아니라, 이것이 없어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욕망을 충족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비슷한 듯 엄연히 다른 성질을 지녔다. 특정 조건들을 갖추느냐 마느냐와 상관없이,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질은 별도의 독립적 성질이다. 행복과 욕망은 옆에서 각자 따로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축의 문제이기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욕망을 포기하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해야 한다'라는 흔히 듣는 겸손한 말은 맞지 않다.

솔직하다는 것.
솔직함이란 감정에 따라 일어난 생각을 숨기지 않고, 타인을 의식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성향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평소 좋은 마음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고 그로 인한 자신의 선한 의지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솔직함은 사람과 사람을 보다 깊은 곳에서 연결해준다.
'아, 나만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한 건 아니었구나.'
상대로부터 제대로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때 드는 안도감과 충족감, 그런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는 서로에게 깊은 친밀감을 가진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대신, 예의 바름을 우선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의 바름은 '방어적'이기도 하다. 그들은 인간의 선의를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 솔직한 감정이란 비틀어진 질투와 욕망, 애증, 꼬인 자의식 등의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들의 뒤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내면의 생각이 악의적이고 누군가를 상처입힐 수 있다고 여기는 만큼 남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솔직하기보다는 심리적 가면을 쓰고 상처 받지 않을 정도로 관계의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자 한다.
난 원래 이렇다, 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해버리는 솔직함은 궁극의 자기 합리화이자 정신승리 혹은 변명이 도리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없고 객관적이지 못하고 머리가 굳어서 그 어떤 변화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다. 이러한 솔직함은 생각이 유연하지 못한 자기 고집에 불과하다.

소설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시작했다면 어떤 형태로든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엉성하고 밀도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어떻게든 처음부터 끝까지 써내고 마침표를 찍어보는 일이 중요했다.

가만 보면, 꿈을 이룬다는 것은 선천적인 재능만으로도 안되고 후천적인 노력만으로도 안되고 운만으로도 안되는 것 같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데서 생존은 시작된다. - 파이 이야기

이별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그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했던 시절의 모습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황홀감을 포기하고 싶지 않고 어쩌면 그 마음의 일부가 여전히 그 사람 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그 사람은 이제 더이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몹시 슬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고 추스리고 다시 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세상에는 시간이 어느정도 경과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혹은, 세상에는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싫은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양자택일의 문제.
아무튼 일은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 말고는 결코 그 적성도를 알 방법이 없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무리를 해야 기회가 열린다. 추진동력을 가지려면 그 일을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 이상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감을 느껴야 한다. 기회와 타이밍도 제한되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감안해야 겨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꿈꿔볼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냉혹한 현실의 모습이다.

비슷한 취향이나 취미를 가지면 말이 잘 통하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같은 정치적 지향점을 가졌다면 신뢰감을 느낀다.
좋아하는 대상이 같다면 서로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미워하는 대상이 같다면 강한 동질 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그 무엇도 같은 종류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들간의 유대감에 비견할 만한 것은 없다.

"마지막엔 조금 괴롭다 싶을 정도로 운동을 해야 그때 체력이 딱 그만큼 느는 겁니다."
"제대로 운동이 되는 순간은요, 더 이상은 못하겠다 싶을 때, 숨차서 죽을 것 같을 때, 다섯 개만 더, 한 개만 더, 이렇게 쥐어짜낼 때, 그때 진짜 운동이 되는 거예요."
트레이너는 내가 막판에 힘들어할 때마다 늘 이렇게 알려주었다. 괴롭다고 신음하며 겨우 해내는 마지막 대여섯 번의 운동 동작이 실질적으로 내몸을 바꾼다고. 편하게 하던대로만 운동하면 체력이나 근력의 현상 유지는 될지 몰라도 그 이상은 늘지 못한다고.
그러고 보면 인생의 다른 일도 마찬가지 아닌가. 편하고 익숙한 것들을 넘어 조금씩이라도 새로 도전하거나 무리하지 않는다면 현상 유지는 될지 몰라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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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
Who am I ?!/Book2019. 7. 11.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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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티는 삶에 관하여 (허지웅)

마음속에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타인의 순수함과 절박함이 나보다 덜할 것이라 새악하지 말고, 절대악과 절대선이 존재하는 세상을 상정하며 어느 한 편에만 서면 명쾌해질 것이라 착각하지 말되, 마음속에는 오래도록 지키고 싶은 문장을 한 가지씩 준비해놓고 끝까지 버팁시다. 

나는 별일없이 잘 산다.
자신이 받은 알량한 상처의 총량을 빌미로, 타인에게 가하는 상처를 아무것도 아닌 양 무마해버리는 비검함.
우리는 모두 상처받으며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인생이 영화나 연속극이라도 되는 양 타인과 자신의 삶을 극화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은 그 상처를 계기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거나, 최소한 보상받으리라 상상한다. 내 상처가 이만큼 크기 때문에 나는 착한 사람이고 오해받고 있고 너희들이 내게 하는 지적은 모두 그르다, 는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런 착각은 결국 응답받지 못한다. 상처는 상처고 인생은 인생이다. 상처를 과시할 필요도, 자기변명을 위한 핑곗거리로 삼을 이유도 없다. 다만 짊어질  뿐이다. 짊어지고 껴안고 공생하는 방법을 조금씩 터득할 뿐이다. 살아가는 내내 말이다.

우리는 모두 별로다.
뉴스를 보다보면 세상의 속살이 드러나 그 추잡함과 헐거움, 촌스러움에 치를 떨게 될 때가 있다. 나는 그게 근본적으로 서로 앞다투어 멋지고 잘났고 괜찮고 근사하고 옳다고 믿는 사람들 투성이라 초래된 세상이라고 본다. 자신의 흠결을 들여다보고 객관적으로 파악하지 못하는 사람은 외부 세계의 그 어떤 분야에 대해서도 고쳐나가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나아가 남의 흠결을 공격하는 데에만 혈안이 된다.
나이를 먹고 경험을 쌓는다는 건 타인의 세계와 나의 세계가 그만큼 더 겹쳐졌다는 의미다. 수많은 인과율과 책임관계 안에서 사람은 나약하고 겉과 속이 다른 모순덩어리가 될 수 밖에 없다.
내가 별로라는 걸 인지하는 사람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 있다. 무업소다 개인의 선량함이나 역량에 의존하는 방식보다 제대로 굴러 갈 수 있는 체계가,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사실에 더 빨리 가닿을 수 있다. 그건 비관이 아니다. 비전이다.

나는 당신의 후배가 아니다.
나는 좀 빼주었으면 좋겠다. 한국에는 깍두기라는 훌륭한 전통이 있다.

평범한 어른이 되는 법.
인간은 과거를 생각할 때마다 조금씩 죽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로잡힐 과거는 늘어난다. 후회를 남기지 않는 죽음 따위는 근사한 문장 안에서나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마침내 마지막 순간, 인간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멀찌감치 초과해버린 과거의 무게에 눌려 버둥거리며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된다는 건 자기 주변을 책임질 일이 늘어간다는 것이다. 당신도 알다시피 책임을 진다는 건 말처럼 그리 고상한 일이 아니다. 더럽고 치사한 일이다. 내 소신이 아니라 남의 소신을 지켜주어야 하는 일이다.
나이 오십에 누군가는 백 가지를 책임져야 할 것이고 다른 누군가는 열 가지를 책임지고 있을 테다. 그러나 그것은 각자 짊어질 깜냥이 되는 곽의 무게 차이일 뿐 절대량으로 우위를 따질 일은 아니다. 아름답게 나이 먹을 수 있는 방법 같은 건 없다. 피할 길을 찾을 수 없다면 짊어지는 수밖에 없다. 
문제는 책임지지도 짊어지지도 않겠다며 뭐랄까 인류, 라는 단어를 내팽겨쳐버리는 사람들이다. 현대사회라는 것이 운명공동체이다보니 평범한 어른이 된다는 건 꽤 어려운 일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나잇값만이라도 해주었으면 하는 사람들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할 뿐이지" 같은 말을 떠벌리는 걸 지켜보는 일은 곤욕스럽다.
인간은 그러니까 어차피 과거를 생각할 때마다 조금씩 죽는 것이다. 그 과거의 크기에 두려워하지도 슬퍼하지도 좌절하지도 말고, 바로 지금 이 순간 짊어질 수 있는 꼭 그만큼씩만을 가지고 살아나가며, 그것이 평범한 어른이다.

고시원으로부터 온 편지.
어른이 된다는 건, 어쩌면 주변 세계를 향한 애정을 조금씩 잃어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사랑해요, 현주씨.
그러나 그보다 우선은 우리 엄마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다. 우리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 노력했다. 힘든 일이다. 나 같으면 그런 상황에서 새끼들 안 챙겼다. 절대 그럴 수 없다. 나는 세상에서 나 자신이 가장 소중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자기 인생을 포기하고 우리 형제를 길러냈다. 이것은 흡사 슈퍼히어로가 아닌가. 나는 그녀의 크립톤 운석이었다. 나는 그런 지위를 누리기만 했다. 그만한 책임과 의무는 외면했다.
그녀는 우리가 하늘이 내려준 새끼들이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그녀가 하늘이 내려준 엄마라고 생각한다. 나는 엄마를 한 명의 여자로서 존중하고 아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앞으로는 엄마가 아니라 현주씨라고 불러야겠다 결심했다. 내일 당장 만나야겠다. 그렇게 내 마음을 조금씩 드러내야겠다. 우리 엄마, 아니 현주씨는 그럴 자격이 충분하다. 좋은 사람이다. 그녀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그럼 나도 행복할 것 같다.
나는 가족 이야기를 쉽게 하지 않는다. 새삼 왜 이럴까. 오늘밤 아주 좋은 형과 가족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슬퍼하고 같이 웃다보니, 어떻게 그리됐네.

엄마, 생일.
엄마에게 새 방을 보여주지 못햇다. 한번은 합정동까지 오셨다. 역에서 집까지 가는 길 내내 왜 또 반지하냐 재킷은 왜 그리 짧냐 아이고 잔소리 잔소리. 기어이 짜증을 부렸다. 엄마가 뭘 해줬다고!
불쌍한 엄마는 발길을 돌렸다. 참 못난 입이고 말이다. 가족은 가족에게 폭력적이다. 객관화해야 한다고 입으로 말했는데 정작 내 입은 그러지 못한다. 밉다. 스스로에게 되게 실망했다. 그 길 위에서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엄마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는 먼저 연락하지 못했다. 일이 바쁘고 삶이 피곤하니 그래도 된다고 생각했다. 며칠 후 문자가 왔다. 한밤중이었다. 엄마였다. "음력 10월 14일 양력 11월 11일은 지웅이 엄마의 생일...... 받고 싶은 생일 선물: 예쁜 숄처럼 생긴 목도리. 가격 4만원." 화장실에서 물 틀어놓고, 나는 소리내 엉엉 울었다.
비싼 걸 사주고 싶었다. 백화점에 가야겠따. 회사 후배에게 나 효도 좀 하려는데 뭘 사면 좋겠니 이것저것 물어봤다. 에르메스가 비싸고 버버리가 그나마 조금 싼데 몇십만 원 생각해야 한단다. 그것 참 되게 비싸네. 그래도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우리 엄마는 있으나 마나 한 아버지에게 평생 그런 선물 받아본 일이 없는 사람이다. 바보같이.
압구정역에서 엄마를 만났다. 볕이 좋은 날에 엄마는 유난히 예뻤다. 미용실에 가서 장미희 머리로 잘라달라고 했단다. 정말 장미희보다 예뻤다. 백화점에 들어갔다. 그러나 천하의 고집쟁이 엄마는 결코 내가 원하는 숍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엄마는 백화점 1층에서 기어이 4만 9천원짜리 목도리를 골랐다. 나랑 내 동생이 신이 내린 자식이라고 했다. 그리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표정으로 웃어주었다.
엄마와 커피를 마시고 가로수길을 걷고 다시 커피를 마시고 <아내가 결혼했다>를 봤다. 극장을 나서 모계사회 자바국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헤어졌다. 연애하듯 좋다.
집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친구의 전화를 받았다. 친구의 어머니가 쓰러지셨다. 괜찮니, 물었더니 오히려 명확해졌단다. 뼈가 삭도록 일해서 가족 먹여 살리겠단다. 전화를 끊고 한강을 바라보았다. 어둡다.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 밉살맞고 장미희보다 예쁜 엄마가 자꾸 보고 싶었다. 엄마는 나를 자꾸 울게 만든다. 그렇다면 엄마 무릎에서 울고 싶다. 하지만 나는 엄마 앞에서 울지 못한다.

봄이 오면
봄은 언제나 아름답다. 내가 봄을 아름답다고 느끼는 건, 그것이 공정하기 때문이다. 봄의 따스함은 더위에 약하고 강한 자나 추위에 약하고 강한 자를 가리지 않고 모두에게 공정하다. 사람의 조건과 규칙들이 하루를 멀다 하고 불온하게 허물어지는 이 세계 아래서, 공정한 모든 것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 짧고 알아채기 어려운 계절의 가장 눈부신 대목은, 그 공정함이 달이 찰수록 깊게 성숙해 나간다는 점이다. 여름의 무더위와 겨울의 추위는 말미로 치달을수록 무디어진다. 가을은 서늘함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쓸쓸하게 죽음으로 돌진하는 계절이다. 그러나 봄의 따스함이란 사그라질수록 빛을 발하는 것이다. 끝으로 갈수록 더욱 따스하게 풍성해지는 것이다. 공정하게 가꾸어지는 것이다. 생각할수록 신기한 일이다. 그렇게 가장 아름답고 충만해졌을 때, 봄은 갑자기 자취를 감춘다. 흡사 절정에서 멎어버린 위대한 음악처럼 순식간에 증발해버리고 만다. 그래서, 가장 아름다운 봄은 언제나 가장 늦은 봄이다.
가장 아름다운 봄을 만나는 건 쉽지 않다. 자취를 감추기 직전의 가장 늦은 봄을 직감하고 그 한나절을 천천히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맞는 건 정말 드물고 어려운 일이다. 아까도 말한 것처럼, 이건 순전히 내 몸뚱이로 알아챌 수 밖에 없는 어느 한순간이기 때문이다. 인생을 통틀어 과연 몇 번이나 그런 행운을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그 하루를 발견하기 위해 한 해를 꼬박 준비하고 기다리는지 모른다.

책 읽는 삶에 관하여
책을 읽지 않으면 내가 아는 것들 사이에 연결고리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잃어버린다. 하이퍼링크가 없는 웹상의 DB를 상상해보라. 그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나는 냉소적인 사람이다
실제 모든 종류의 '진심'이란 아무 의미가 없는 호소다. 진심, 진정성은 주관의 영역에 있는 것이지 남에게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진심을 몰라준다고 세상을 탓할 일도 아니다. 나의 진심은 너의 진심과 다르고 그것의 공존을 중재하기 위해 법과 제도가 존재한다. 나의 진정성이 타인의 반진정성을 증명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그래서 그리고 짜증스럽다.
그런데 요즘 살짝 고민이 생겼다. 나의 진심은 너의 진심과 다르다. 맞다. 그러나 나의 진심과 너의 진심 결국 공히 '진심'인 것이다. 그 개별의 진심들을 모두 싸잡아 무시하는 게 과연 옳은 태도일까. 어려운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마냥 긍정하면 바보가 된다. 그것을 마냥 부정하면, 역시 바보가 된다.
너무 많은 비관과 냉소는, 때로는 막연하고 뜨거운 주관보다도 되레 진실을 더욱 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일지 모른다. 이 글을 읽을 여러분은 부디 나보다 나은 미감과 연민을 가지고 세상의 진심들과 겨루어주길 바란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최근의 내가, 그리고 아마도 앞으로의 내가 천착할 주제란 고민할 것도 없이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이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물론 내가 말하는 좋고 나은 사람과 당신이 생각하는 좋고 나은 사람은 다를 겁니다. 틀린 건 아니고 다를 거예요. 아마도.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이란 계산된 위악을 부리지 않고 돈 위에 더 많은 돈을 쌓으려 하기보다 내게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줄 알며 인간관계의 정치를 위해 신뢰를 가장하지 않고 미래의 무더기보다 현실의 한줌을 아끼면서 천박한 것을 천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갖되 네 편과 내 편을 종횡으로 나누어 다투고 분쟁하는 진영논리의 달콤함에 함몰되지 않길 하루하루 소망하는 자다.

부적응자들의 지옥
한국의 군대조직은 그 자체로 이미 방안의 코끼리고 항체가 만들어질 수 없는 바이러스다. 병적 위계와 폭력적인 의식체계를 배워나가는 남한 남성의 필수 사회교육기관이다. 필요에 의한 살인을 가르치는 곳이다. 젊은이를 애국과 의무의 이름으로 저렴하게 착취하며 병증과 굴종과 비합리로 유지되는 공간이다. 세상은 한국 군대라느 비정상 안에서 정상인으로 잘 버텨내며 그 안의 공기를 폐부 깊숙이 들이마셔 자기화하는 데 성공한 사람을 '사회생활 잘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옥소리 사태 -1/N의 폭력
이토록 교회가 많은 나라에서 나 같은 냉담자마저 기억하고 있는 이야기의 교훈이 쉽게 간과된다는 건 괴상한 노릇이다. 요한복음 8장에 등장하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는 대목은 이 불행한 여인에게 연민을 가지라는 따위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대목에서 방점은 '먼저'에 찍히는 것이다.
백 개의 돌팔매 안에 돌멩이 하나로 숨어 있을 때는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1/N이라는 익명의 폭력으로부터 빠져나와 자신이 타인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깨달으라는 이야기다. 그것을 알고도 책임질 수 있으면 돌을 던지라는 말이다. 그럴 수 있는가?

마이클 잭슨, 괴물과 우상
살아 있는 누군가는 깎아내려짐으로써 상품화된다. 이미 죽은 누군가는 신화화됨으로써 상품화된다. 어제 잭슨을 욕해 배를 채웠던 사람들이 오늘 잭슨을 우러러 다시 배를 채운다. 잭슨에 대한 평가는 하루아침에 바뀌었지만, 정작 그를 둘러싼 세계의 동기는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진심과 진실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본질에 대한 어떤 규명이나 확인도 없이 괴물은 우상이 되고 우상은 괴물이 된다. 돈이 된다면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천박하며 공공연한 진실이다.

록키는 어떻게 스탤론을 구원했나
시합을 만류하는 에이드리언에게 발보아는 말했다. "시합에서 져도, 머리가 터져버려도 상관없어. 15회까지 버티기만 하면 돼. 아무도 거기까지 가본 적이 없거든. 종소리가 울릴 때까지 두발로 서 있으면, 그건 내 인생에서 처음으로 뭔가를 이뤄낸 순간이 될 거야."

가족이라는 이름의 코끼리
집안에 작은 코끼리가 있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게 별문제라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 안에서 코끼리는 점점 더 자란다. 그리고 급기야 집에 꼭 끼일 정도로 몸집이 커져버리낟. 이때가 되면 코끼리는 문제가 된다. 누구에게나 그렇다. 그러나 코끼리가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이걸 해결하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집 자체를 부수어버리지 않는 이상 코끼리를 빼낼 방법이 없을 것 같잖아. 그냥 같이 사는 게 속 편해요. 못 본 척 지나간다. 모른 척 딴청을 피운다. 코끼리에 대해 말하는 건 암묵적으로 금기시된다. 어차피 다 알고 있거든? 혼자 똑똑한 척 하지 마. 그렇게, 코끼리는 집의 일부가 되고야 만다.
우리는 모두 가족이라는 이름의 코끼리를 기르고 있다. 공공연한 폭력의 최전선은 전쟁터가 아니라 가정이다. 남이 하면 뭐 저런 미친놈이 다 있어, 삿대질할 것도 엄마에게 형제에게 자식에게 남김없이 쏟아낸다.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도 있고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그나마 잠깐 후회하고 금세 망각하고 다시 되풀이된다. 나와 나의 행동을 분리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가능한 저열함이다. 수십 년을 함께한 가족관계 안에서 나 자신과 부모와 형제자매를 개별적인 인격체로 객관화할 만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실패담을 경청해야 하는 이유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단 두세마디로 규정하는 태도를 경계해야 한다. 그것은 무의미한 일이다. 삶은 크고 작은 모순들로 가득 차 있다.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는 사람부터, 끝내 실패한 인생으로 낙인찍힌 사람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순으로부터 자유로운 인간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타인의 모순을 잘 참아내지 못한다. 왜 일관되지 않으냐고 타박한다. 상대의 굴곡으로부터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삶은 자연스레 단 두세 마디 인상비평의 소재가 되기를 거듭한다. 나쁜 놈이거나, 착한 놈이거나.

<레 미레자블>은 힐링 영화인가
<레 미레자블>이 제시하는 이슈는 정의의 궁극적 승리 따위가 아니다. 장발장과 자베르가 벌이는 신념의 대결, 장발장과 코제트-마리우스의 마지막 해후는 무엇을 의미하나. 혁명이라는 거대서사의 소용돌이 안에서조차, 서로 다른 가치관과 계급과 세대에 속한 이들을 공히 구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개인의 평생에 걸친 자기비판과 성찰, 그리고 그로부터 얻어지는 박애뿐이라는 사실이다.

이제 막 연애를 끝낸 모든 이들에게
세상에 운명 따윈 없다. 약속된 땅도 계획도 다음 생 같은 것도 기대하지 마라. 덜 낭만적으로 들리겠지만 정신 차리고 제대로 살기 위해, 결코 도래하지 않을 행복을 빌미로 오늘을 희생하지 않기 위해, 우리는 우리가 맺고 있는 관계들의 정체를 규명해야만 한다. 그것이 연애든, 고용이든, 혈연이든 마찬가지다. 너와 나의 관계가 주는 만족감의 뿌리가 정말 이 관계로부터 오는 것일까. 혹은 단지 세상으로부터 정의 내려진 역할에 충실하고 있었던 것뿐일까. 역할에 휘둘릴 것인가, 아니면 정말 관계를 할 것인가. 그 쉽지 않은 답을 찾는 것으로 우리는 정말 나아질 수 있다. 끝이 어떠하든, 후회하지 않을 수 있다.

<데미지>, 망가진 사람들
"상처받은 사람들을 조심하세요. 그들은 살아남는 방법을 알고 있으니까요."
"모두에게 일생 단 한번의 소중한 사람이 있죠. 그게 나에겐 아들이었고 당신에겐 안나였어요. 그런데 과연 안나에게는 그게 누구였을까요?" 스티븐에게 안나는 평생의 바로 그 단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안나에게 스티븐은 그런 존재가 아니었다. 그들의 파국은 자초되고 계획되었으며 예상된 것이었다.
자신이 망가져 있었다는 이유로 상대를 망가뜨리는 데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 채 자신은 언제나 준비되어 있던 탈출구로 유유히 떠나는 사람들이 있다. 스티븐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괴로웠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선택지란 존재하지 않았고, 그는 몸을 내던질 수 밖에 없었다.

버티는 삶에 관하여
<록키>는 지난 세월을 꼰대들과 불화하며 답답하게 보낸 서른 살의 한 남자가 세상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온전하게 증명해내는 이야기다. 그의 해답은 이기든 지든 끝까지 자기 힘으로 버티어내는 데 있었다.
인생의 좌표라는, 그 단어부터 너무나 거대해 도무지 가늠이 되지 않는 세상의 말에 더이상 무심할 수 없는 나이에 닿아가면서, 결국 버티어내는 것만이 유일하게 선택 가능하되 가장 어려운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기는 것도, 좀더 많이 거머쥐는 것도 아닌 세상사에 맞서 자신을 지키고 버티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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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사람, 하정우>


. 이 점이 마음에 든다. 내가 처한 상황이 어떻든, 내 손에 쥔 것이 무든이든 걷기는 내가 살아있는 한 계속할 수 있다는 것


. 내 삶도 국토대장정처럼 길 끝에는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인생의 끝이 '죽음'이라 이름 붙여진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무(無)'라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루하루 좋은 사람들과 웃고 떠들며 즐겁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것뿐일 테다.


. 많은 사람들이 길 끝에 이르면 뭔가 대단한 것이 있을 거라 기대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농담처럼 시작된 국토대장정은 걷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다. 우리가 길 끝에서 발견하게 되는 것은 그리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다. 내 몸의 땀냄새,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꿉꿉한 체취, 왁자한 소리들, 먼지와 피로, 상처와 통증... 오히려 조금은 피곤하고 지루하고 아픈 것들일지 모른다. 그러나 이 별것 아닌 순간과 기억들이 결국 우리를 만든다.


. 기분을 전환하는 법은 저마다 다르다. 이럴 때 나는 부작용 걱정 없는 걷기를 선택하는 편이다. 비가 오면 우산을 쓰고 추워지면 외투를 입는 것처럼 나는 기분에 문제가 생기면 가볍게 걸어본다. '아 모르겠다. 일단 걷고 돌아와서 마저 고민하자' 생각하면서 밖으로 나간다.


. 걸을 때 하중이 거의 없이 가뿐한 상태. 이것이 내가 유지해야 할 최적의 몸무게다.


. 지치고 피로한 자신을 그냥 내버려두는 것은 '방기'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누적된 피로를 잠시 방에 풀어두었다가 그대로 짊어지고 나가는 꼴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휴식을 취하는 것은 다르다. 적어도 일할 때처럼 공들여서, 내 몸과 마음을 돌봐야 하지 않을까?


. 내 요리의 치트키는 '고수'다. 오이무침에 고수를 넣으면 어마어마한 하모니를 느낄 수 있다. 나는 라면에도 고수를 넣는다. 좀더 인간적이고 자연스러운 맛으로 탈바꿈한다.


. 라면을 오가닉하게 먹는 방법. 우선 나는 라면을 끓이기 전에 냄비에 기름을 두르고 파를 넣어서 파기름을 낸다. 이 파기름에 라면수프를 넣어서 소스를 만들듯이 저어주다가 물을 넣고 끓인다. 그러면 생면처럼 약간 오가닉한 맛이 난다.


. 바삭바삭 감자칩 가니시 샐러드. 샐러드에 좀 색다른 맛을 내보고 싶다면 먹다 남은 감자칩을 잘게 부숴서 가니시처럼 뿌려 먹어도 맛있다. 짭짤한 맛을 내면서도 바삭바삭한 식감을 살려주기 때문에 감자칩 샐러드를 먹으면 기분이 명랑해진다.


. 요리가 좋은 건 이번 한끼를 애매하게 실패했다 해도, 반드시 만회할 다음 기회가 돌아온다는 것이다. 


. 맛집 사장님과의 대화에서 배운 신의 한 수: 쌀뜨물로 끓인 미역국, 들기름으로 끓인 북엇국


. 한 발만 떼면 걸어진다. 단순한 행동과 결심은 힘이 세다. 걷기가 습관이 되면 굳이 고민하지 않고 결심하지 않아도 몸이 절로 움직인다.


. 꼰대가 되지 않는 법. 자리를 비워주는 사람이 아름답다. 제작자는 처음부터 자신이 어떻게 포지셔닝해야 할지 잘 알아야 한다. 아무리 영화의 허점과 결점이 눈에 띄더라도 입을 열 타이밍이 따로 있다. 그 타이밍이 오기 전에는 절대 입을 떼면 안 된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영화에 뛰어든 각 파트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각자의 꽃을 만개할 때까지 기다려주어야 한다. 억지로 꽃봉오리를 벌리고 꿀벌을 밀어넣어서 될 일이 아니다. 제작자의 사명은 사람드링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자리를 잘 마련해주고 그 영역을 지켜주는 것이다.


. 티베트어로 '인간'은 '걷는 존재' 혹은 '걸으면서 방황하는 존재'라는 의미라고 한다. 나는 기도한다. 내가 앞으로도 계속 걸어나가는 사람이기를, 어떤 상황에서도 한 발 더 내딛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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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시간만 일한다 by 팀페리스>



. 이 책의 목표는 시간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도 수입은 저절로 생기게 하는 것이다.


. 지난 33년간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나 자신에게 묻곤 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그래도 오늘 하려던 일을 하고 있을까?' 하고 말이비다. 연달아 '아니오!'라는 대답이 며칠 계속 나올 때에는 뭔가 변화가 필요한 때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 스티브잡스, 2005년 스탠포드대학교 졸업식에서


. 사람들은 우리가 추구하는 것이 삶의 의미라고 한다.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단지 살아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 조셉 캠벨, 신화의 힘


. 실제로는 열병이 우리를 덮친 것인데도 우리가 '열병을 가졌어 = have a fever'라고 하는 것처럼, 실제로는 부가 사람들을 덮친 것임에도 그들은 '부를 가졌다 = have a riches'라고 한다.

- 세네카, 스토아학파 철학자


. 무엇(What)을, 언제(When), 어디(Where)에서, 누구(with Whom)와 함께 하느냐에 따라, 돈은 실질적인 가치 면에서 몇 배로 늘어날 수 있다. 


. 선택의 권리,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진정한 힘이다.


. 나는 당신에게 성공을 위한 확실한 공식을 알려줄 수 없다. 하지만 실패를 위한 공식은 말할 수 있다. 그건 언제나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 허버트 바야드 스워프, 언론인, 최초의 퓰리처상 수상자


. 다르다는 것은 그것이 더 효과적이거나 더 재미있을 때에만 좋은 것이다.


. 은퇴는 최악의 인생 시나리오에 대한 보험이다. 목표가 은퇴가 되어서는 안된다.


. 흥미와 에너지는 주기적으로 온다. 겉만 번지르르한 은퇴 대신, 인생 전체에 걸쳐 '미니 은퇴'를 고르게 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가 가장 효과적일 때만 일해야 삶은 더 생산적이고 즐겁다. 바쁜 것보다는 생산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자


. 적당한 타이밍이란 없다. '언젠가'라는 말은 꿈만 꾸다가 생을 마감하게 할 병이다. 나에게 어떤 일이 중요하고 '결국'에는 그 일을 원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하자


. 허락이 아닌 용서를 구하라. 어떤 것이 주변 사람들을 망쳐버릴 일만 아니라면, 일단 시도한 후에 해명하라. 사람들은 실제로 그 일이 일어난 후에는 받아들일 수 있는 것도 일어나기 전에는 거절하려는 경향이 있다. 손해를 볼 가능성이 그다지 크지 않고 어떻게든 되돌릴 수 있다면, 사람들이 '안돼'라고 말할 기회를 주지 마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작하기 전에 그만두게 만드는 것은 쉽게 하지만, 일단 진척되는 일을 방해하는 데는 망설이는 법이다. 문제아가 되는 것도 잘 하고, 진짜 말아먹었을 경우 미안하다는 말도 잘하도록 하라.


. 강점을 강조하되 약점을 고치지도 마라. 약점을 고치려고 애쓰느니 내가 가진 최고의 무기를 더 잘활용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라


. 평화주의자는 호전적인 사람이 된다. 자유를 위해 싸우던 사람들은 폭군이 된다. 은총은 저주가 된다. 도움은 방해가 된다. 더한 것은 덜한 것이 된다.

- 골디언 밴던브뤼크, 자발적 가난


. 돈 하나만으로는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돈의 힘은 크지만 돈이 더 많아진다고 해서 생각처럼 모든 일이 다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부분적으로는 게으름이 문제다. '내가 돈만 더 많았어도...'라고 탓하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지금 즐거운 인생을 위해 꼭 필요한 진지한 자기 성찰과 결정을 미루는 가장 하기 쉬운 변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편리하게도 돈을 희생양으로 삼은 채 일에 치여 일상으 소진하느라 시간을 다른 식으로 쓸 짬을 내지 못한다. 쳇바퀴처럼 돈벌이를 하는 일상 속에서 바삐 움직이며 일이 만병통치약인 척 가장함으로써, 그 일이 자신에게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지 못하도록 계속 교묘하게 정신을 흐뜨러뜨린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이 모든게 환상이라는 걸 잘 알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짜고 치는 고스톱 판이기 때문에 이런 사실은 쉽게 잊힌다.


. 상대적 소득이 절대적 소득보다 더 중요하다. 물론 상대적 소득 총액이 내 목표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만큼은 되어야 한다.


. 두려움을 떨쳐내기 전에 먼저 두려움을 규정해야 한다.

- 요다, 스타워즈: 제국의 역습


. 낙관주의로 가장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직장을 그만두기 꺼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간이 흐르고 수입이 늘어남에 따라 그들의 앞날이 좋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품는다. 직장이 말 그대로 생지옥이 아니라 단지 지루하거나 영감을 주지 못하는 정도일 때 이 생각은 일면 타당해 보이는 매력적인 착각이다. 그야말로 생지옥은 행동하게 만든다. 하지만 지옥보다 나을 때는 필요한 정도의 교묘한 합리화를 통해 현실을 참게 만든다. 정말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가? 아니면 단지 바라는 바이며 행동하지 않는데 대한 변명일 뿐인가? 나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면 사실 그런식으로 의심하고 있겠는가? 대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낙관주의로 가장한 미지에 대한 공포이다. 나는 1년 전보다, 한달 전보다, 일주일 전보다 더 잘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앞으로의 사정도 저절로 나아지지는 않는다.


. 이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세상에 맞추려고 한다. 비이성적인 사람은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는 노력을 관철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진보는 비이성적인 사람에게 달려있다.

- 조지 버나드 쇼, 혁명론자를 위한 좌우명


. 당신이 자신감이 없다면 알아두라. 세상의 다른 사람들도 거의 다 그렇다는 것을. 경쟁에 대해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고 당신을 과소평가하지도 마라.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더 나은 사람이니까. 

. 유별나게 큰 목표를 세우면 아드레날린이 생성된다. 이 아드레날린은 목표를 이루는 데 동반되는 피할 수 없는 고난이나 시련을 인내하고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준다. 평범한 수준의 포부에서 비롯된 현실적인 목표는 영감을 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힐 또 다른 문제를 부채질해서 결국 당신을 포기하게 만들 뿐이다. 주어지는 대가가 그저 그렇다면 당신의 노력 또한 그저 그럴 수밖에 없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나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반면 나에게 앞으로 5개월 안에 외국어를 익히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하는지 묻는다면 금방 말할 수 있다. 즉 구체성의 문제인 것이다. 

. 우리에게 열 가지 목표가 있고 그것들을 이루려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동안의 모든 노력을 가치있게 할 바람직한 결과는 무엇일까? 가장 흔한 대답은 바로 '행복'이다. 행복이라는 말은 그간 너무나 남용해 그 뜻이 모호해져 버려 와인 한병으로도 살 수 있게 되었다. 행복의 반대말은 무엇인가? 슬픔? 아니다. 사랑과 증오가 동전의 양면인 것처럼 행복과 슬픔도 그런 관계이다. 사랑의 반대는 무관심이고, 행복의 반대는 반박의 여지없이 지루함이다. 흥분이야말로 실질적인 의미에서 행복의 동의어이고 내가 추구하려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흥분은 만병통치약이다. 사람들이 나에게 '열정'이나 '행복'을 추구하라고 권할 때, 사실 그들은 똑같은 하나의 개념에 주목한다. 그건 바로 '흥분'이다.

. 그렇다면, 내가 물어야할 것은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나 '나의 목표는 무엇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나를 흥분시키는가?'이다.


. 꿈 시간표 작성 : 6개월과 12개월짜리 두 종류의 시간표를 만들고, 당신이 '갖기'를 꿈꾸는 것, 당신이 '되기'를 꿈꾸는 것, 당신이 '하기'를 꿈구는 것을 순서대로 다섯가지를 열거해보라. 

. 만약 은행에 1억달러가 있다면 매일매일 무슨 일을 하겠는가? 다음 날 아침 일어났을 때 당신이 가장 흥분할 만한 일은 무엇인가?

. 방문하고 싶은 한 곳, 죽기 전에 하고 싶은 한 가지, 매일 하고 싶은 한 가지, 매주 하고 싶은 한 가지, 항상 배우고 싶었던 한 가지?

. 모든 것을 바꿔놓을 네 가지 꿈은 무엇인가?

. 네 가지 꿈을 실현가능하게 해줄 오늘과 내일, 그리고 모레 할 일을 정하라. 간단하고 명확한 일로 말이다.


. 꿈 시간표 재설정 : 당신은 무엇을 잘하는가? 당신은 무엇을 가장 잘할 수 있는가? 무엇이 당신을 행복하게 만드는가? 무엇이 당신을 흥분시키는가? 당신이 성취감을 느끼고 자부심을 갖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당신 인생에서 무엇을 성취한 것이 가장 자랑스러운가? 그것을 반복하거나 더 발전시킬 수 있는가? 당신이 다른 사람들과 나누거나 함께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이를 바탕으로 파트타임 또는 풀타임의 새로운 직업을 생각해보라. 그 일이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이라면 풀타임 직업이라도 나쁠 건 없다. 이 점에서 우리는 '직업'과 '천직'을 구분할 수 있다. 


. 더 적은 것으로 할 수 있는 것을 더 많은 것으로 하는 건 허영이다.

- 윌리엄 오브 오캄, 오캄의 면도날 창시자


. 상황을 무시하는 법을 터득하는 것은 내적 평화에 이르는 탁월한 길 중 하나이다.

- 로버트 소여, 계산하는 신


. 무엇을 하느냐가 어떻게 하느냐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여전히 효율성도 중요하다. 하지만 적절한 일에 적용되지 않으면 소용 없다. 중요하지 않은 일을 잘한다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시간이 들어가는 일이라고 해서 그 일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 파레토의 법칙 : 80퍼센트의 생산량은 20퍼센트의 투입량으로부터 나온다.


. 주위사람들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이 되도록 길들이는 것은 당신 몫이다. 다른 누구도 당신을 위해 이 일을 해주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 몇 가지 추천할 만한 방법을 알아보자. 

1) 대부분의 무제는 긴급하지 않다는 특성을 감안할 때, 사람들에게 이메일, 전화, 직접 회의의 순으로 의사소통을 하도록 유도하라.

2) 이메일도 쓸데없이 주고받는 걸 피하려면 능률적으로 해야 한다. "OOO하다면 OOO합시다.'

3) 회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 정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미 분명해진 상황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만 열려야 한다. 회의의 주요 안건을 적어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부탁하자. '미리 감사드립니다'라고 하여, 빠져나갈 기회를 주지 말자.

4) 회의나 전화를 도저히 막을 수 없다면 끝나는 시간을 정하도록 하라.

5) 당신 상사와 다른 사람들이 회의 안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기 위해 애완견 거래법을 사용하라. 만약 누가 강아지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생활을 송두리째 바꿔놓을까 봐서 구매를 망설인다면, 강아지를 집에 데려갔다가 마음이 바뀌면 다시 데려오라고 제안하라. 물론 반환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사람들이 영구적인 변화에 대해 부담스러워할 때 사용하는 아주 귀중한 기법이다. 언제든 되돌릴 수 있다는 뜻으로 "그냥 시도나 한번 해봅시다."고 말해 첫발을 내딛도록 하는 것이다.


. '일괄처리'는 정신을 분산시키기는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시간을 잡아먹는 일(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반복적인 일)'에 대한 해결책이다. 


. 비지니스에 이용되는 테크놀로지가 가지고 있는 첫 번째 규칙은 자동화가 효율적인 공정에 적용되었을 때에는 효율을 더 확대시켜 준다는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자동화가 비효율적인 공정에 적용되었을 때에는 비효율을 더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 빌 게이츠


. 아무도 당신에게 자유를 줄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평등이나 정의, 또는 다른 그 어떤 것을 줄 수 없다. 당신이 성인이라면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맬컴 엑스, 멜컴 엑스가 말하기를


. 그냥 내버려둘 수 있는 것이 많을수록 인간은 부유해진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자연주의자


. 인생을 아웃소싱하라. 지겨운 일은 맡기고 행복해지기.

0) 없앨 수 있는 일은 자동화하지 말아야 하며, 자동화할 수 있거나 간소화될 수 있는 일까지 위임해서는 안 된다.

1) 위임하는 모든 업무는 시간을 많이 잡아먹으면서도 어떤 일인지가 분명해야 한다.

2) 이 일로 인해 약간의 재미도 있어야 한다.


. 방법은 백만가지도 넘지만 원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원리를 이해하는 사람은 무수한 방법 중에서 자신만의 방법을 제대로 골라낼 수 있다.

- 랄프 왈도 에머슨


. 인생에는 인생의 속도를 높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다.

- 모한다스 간디


. 하루에 8시간씩 성실하게 일해봤자 결국에는 사장이 되어 하루 12시간씩 일하게 될 뿐이다.

- 로버트 프로스트, 퓰리처상을 4회 수상한 미국의 시인


. 속박에서 벗어나는 비결은 간단하다. 허락을 구하는 대신 나중에 용서를 빌면 된다. '내 인생의 30년 동안을 여행 한번 못하고 보냈다. 그러니 지금 좀 하면 왜 안되는가?' 이것이야말로 모든 사람들이 자문해야 하는 것이다. 도대체 왜 지금하면 안되는가?


. 인간은 한가지 일 후에 다른 일에 착수해야만 마음이 편안해지도록 만들어졌다.

- 아나톨 프랑스, 실베스트레 보나르의 범죄


. 나쁜 것을 없애버린다고 해서 좋은 것이 생기지는 않는다. 없어진 자리는 빈 공간으로 남는다. 돈 때문에 억지로 해야하는 일을 줄이는 것이 최종목표는 아닌 것이다. 더 잘 사는 것, 긜고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다. 


. 나는 삶을 즐기기 위해서 있는 것이고, 가장 중요한 건 자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라고 믿는다. 누구나 이 두가지를 위한 자신만의 수단을 가지고 있고, 이 수단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기 마련이다. 이 두가지에 대한 결론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끝까지 배움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끊임없는 배움'과 '봉사'


. 나는 어딘가로 여행을 떠날 때는 언제나 어떤 특정 기술에 대해 어떤 식으로 공략할지 먼저 정하는 버릇이 있다. 1) 아일랜드 코네마라 : 고대 아일랜드 게일어, 아이리시 플루트, 헐링(라크로스+럭비), 2)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 브라질식 포루투갈어, 브라질 유술, 3) 독일 베를린 : 독일어, 로킹(브레이크 댄스)

. 가장 성공적으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인 것과 신체적인 부분을 조화시키는 경향이 있다. 

. 언어습득은 특별취급을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예외없이 명료한 사고를 연마하는 데 최고의 방법이다. 언어를 모르고 외국 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실은 차치하고라도, 새로운 언어를 습득하는 것은 당신 고유의 언어, 당신 고유의 사고에 대해 더 뚜렷하게 인식하도록 만든다. 외국어를 유창하게 해서 어등ㄹ 수 있는 이익은 그 어려움이 과대평가된 것만큼이나 과소평가되어 있다. 언어를 습득하게 되면 언어라는 또 하나의 렌즈를 통해 세상에 대해 질문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당신의 인생경험을 2배가 되도록 할 기회를 놓치지 마라.


. 개인적 삶에서든 직업적인 삶에서든 우수하거나 충분한 정도에 그치지 않고 완벽을 위해 끝없이 노력하지 말자.

- 이것은 흔히 일을 위한 일을 하는 데 대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대부분의 노력은 외국어를 습득하는 것과 비슷하다. 95퍼센트 정도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6개월의 집중된 노력이 필요하지만, 98퍼센트 정도 정확하게 말하기 위해서는 20년에서 30년의 세월이 걸린다. 몇 가지 일에 대해서는 우수하다 싶을 정도까지 집중하고, 나머지 것에 대해서는 충분하다 싶을 정도만 집중하라. 완벽함은 훌륭한 이상이고 방향이지만, 불가능한 목표임을 깨달아야 한다.


. 당신이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면, 당신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은 것이다.

- 프랭크 윌첵, 2004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 일단 주변잡일을 제쳐놓는다고 하더라도 세상의 종말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나면 세상 극소수만이 알고 있는 해방감을 느낄 수 있다. 집중할 수 없다면 시간은 의미가 없다.


. 최대한의 자동화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기규칙을 세워라. 행동을 취하기 전에 고민거리를 만들지 마라. 단지 불편한 대화를 피하는 목적으로 의사결정을 미루지 마라. 치명적이지 않게 되돌릴 수 있는 의사결정을, 가능한 빨리 하는 법을 배워라. 변화를 주기 위해 애쓰지 마라. 후회는 과거시제형 의사결정이다. 


. 틈새는 새로운 거대시장이다. 틈새는 새로운 큰 기회다. 그러나 여기 비밀이 있다. 틈새시장에서 대규모 판매가 가능하다. 아이팟 광고는 50대의 노인이 춤추는 장면으로 광고하지 않는다. 20대나 30대의 미끈한 몸매의 주인공을 쓴다. 그러나 할머니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젊음과 유행을 느끼기를 원한다. 그래서 아동복 브랜드를 걸치고 자신들을 애플 신교도라고 부른다. 시장에서 마케팅의 대상을 정할 때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만으로 특정 지을 필요는 없다. 그 대상은 제품과 자신을 동일시하거나 속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아무도 특징 없이 단조롭고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희석하지 마라. 결국에는 누구에게도 어필하지 못한다.


. 협상을 서두르지 마라. 다른 이들이 먼저 스스로와 타협하게 하라. 절대 구매시에 가격을 먼저 부르지 마라. 상대방은 첫 번째 가격제안 후 주춤한다("3천 달러!" 첫 번째 가격 인하로 불편한 세일즈맨들은 침묵한다.). 그들이 스스로와 한 번 더 타협하게 해라(" 이 가격이 정말 제안할 수 있는 최대한인가요? 적어도 최소한 한 번의 추가 가격인하를 끌어낸다.). 그리고 '결투'. 만약 그들이 2천달러로 종결하고 당신은 1천 500달러를 원한다면, 1천 250달러를 제안해라. 그들은 대충 1천 750달러를 계산해낼 것이다. 이에 대해 '내가 말할게요. 차이를 절반씩 양보합시다. 지금 바로 수표를 특급우편으로 보낼테니 끝냅시다.'라고 대응해라. 결과는? 정확히 당신히 원해던 1천 500달러이다.


. 작은 곳에서 시작하고 생각은 크게 하라. 

. 무엇이 당신을 흥분시키고 지루하게 하는지 명확하게 정의하라.

. 당신을 흥분시키는 것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제거하라.

.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건 당신을 흥분시키는 것을 계속하라.

. 가장 중요한 것은 '나는 4시간만 일한다'를 읽어라!

- 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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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
Who am I ?!/Book2012. 3. 30.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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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아직 나는 이러한 모습의 나를 상상하고 있지 않다.'

- '이거 재수 없을 수, 있겠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본인은 그런 걸 감지하지 못한다는 거. 서문을 아주 예의 바르게 썼는데, 이건 물론 타고난 품성도 있지만 자기가 예의 바르지 않을 이유가 없어 예의 바른, 그런 종류의 예의로 비치거든. 실제 본인의 마인드가 어떠하든 그렇게 보이게 된다고.

- 이런 태도가 재수 없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유가 뭐냐. 이런 태도 뒤의, 자신이 가진 걸 당연 여기는 종류의, 진보적 엘리트 특유의,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공기처럼 흐르는, 우아하고 거룩한 오만. 그런데 사람들은 신기하게도 그런 작은 문장을 통해 그런 분위기를 아주 섬세하게 느껴. 조국은 진짜 오만한 사람이라고 이야기하는 게 아냐. 그렇게 읽힌다는 거야. 진짜 오만한 사람이면 이런 글을 쓰고 있지도 않지.


'좌, 우'.  

- 우, 겁먹은 동물. 우, 내가 먼저 배터지게 먹고. 

- 좌, 정글 자체가 문제.


불법은 성실하다. 

- 도곡동, 다스, BBK, 옵셔널벤쳐스,  법무법인 바른, 청계재단


정치 검찰

- 이런 이야기하면 검찰 개혁 이야기가 따라 나오는데, 검찰이라고 다 그런건 아닌데, 그 중에도 이런 '정치 검찰'은 고3의 세계관으로 평생을 사는 사람들이란 걸 이해해야 해. 나 공부 잘했는데, 나보다 공부 못했던 애들이 사회 나와서 지금은 나보다 더 잘나가고, 돈도 더 많이 벌고, 그래서 피해의식과 박탈감이 있는 이들이 나름의 역전 활로를 모색하는게 바로 출세 지향의 정치검찰들이 하는 행각이야.

- 정치검찰의 문제는 뭐 대단히 복잡하고 어려운 게 아냐. 바로 그 지점에서 출발하는 거라고. 정치 검찰이 무슨 조국과 민족을 위해 한 목숨 던지겠다는게 아냐. 그렇게 거창하게 생각하면 이 문제를 이해하는 데 실패해. 그냥 고3 수준의 인정욕구라고 생각하면 딱이야.

- 난 검찰은 기소권이란 권력을 가진 채, 아까 이야기한 고3 수준의 인정 욕구에, 검사는 모두 검찰총장 아래 하나라는 검사동일체 원칙까지 더해져, 마치 면허 가진 조폭처럼 행동한다고. 그 엘리트들을 겨우 그런 유아적 조직 원리의 집단에 묶어둔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 낭비라고 난 생각하는데, 어쨌든 그러면서 국회의원과는 다르게 눈치 볼 대상이 국민이 아니라 정권이 된다고. 왜냐면 정권이 자신들의 승진과 진로의 목줄을 틀어쥐고 있으니까.

- 난 검사동일체 원칙부터 무너뜨려야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정말 하나의 독립기관처럼 권한을 주고 뿔뿔이 흩어지게 만들어야 한다고 봐. 그게 유일한 검찰 개혁의 방향성이라고 생각해. 그들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게 아니라 독립시켜야 하는 거라고. 왜 검찰이 하나여야 해. 각자 자신의 양심에 따라 기소하고 판단할 독립된 자격과 권한을 주면 되는거야.

- 돈 많이 주고 노후 보장해주고 독립시켜놓으면 인간은 스스로 명예로운 일을 하려고 한다고. 거기서 존경을 얻고자 한다고. 검찰 개혁하면 자꾸 거대담론을 얘기하는데, 그들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뭘 얻고자 하는지, 그들이 스스로 뭘 빼앗겼다고 생각하는지, 뭐가 아쉬운지, 인간적으로 어떤 자괴가 있는지, 그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인간적 욕망과 자괴를 이해해야 문제의 본질을 비로소 이해할 수 있다고. 포장에 속으면 안돼.

- 더구나 인간은 자기 합리화에 대단히 능한 동물이라고. 그 머리 좋은 고3들을 동일체라고 묶어놓으면 집단 자기 합리화가 일어난다고. 예를 들어 정권이 말도 안되는 명령을 내렸다 치자고. 그럼 각자가 가진 합리적 이성으로 이건 너무하지 않느냐 사유할 수도 있을 것 같잖아. 그런데 아냐. 우리가 이걸 하지 않으면 우리보다 못한 국정원이 대신 하지 않겠는가, 이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 한다고. 그래서 결국 그 말도 안되는 명령을, 그 머리 좋은 자들이. 받아서 해낸다고. 왜.  결국, 조직인이고 생활인이고 직장인이니까.

- 노무현 정권이 오해한 건 그런 그들을 간섭만 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거지. 검찰을 이용하지 않겠다는 건 물론 매우 훌륭한 정치적 결단이야. 하지만 보스가 명령하지 않는다고 조폭이 저 혼자 신부가 되나. 조폭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처지와 사고와 형편을 이해하고 다른 살 길을 제시해줘야지. 검찰 개혁은 관념이나 대의의 문제가 아니라, 검찰 한 사람 한사람이 결국 그냥 사람에 불과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해야 해. 아주 구체적으로. 사람은 직위나 신분이 아니야. 사람이지.


재벌

- 삼성,  순환출자. 에버랜드,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카드, 에버랜드

- 삼성과 이건희, 그 둘을 분리시키면 된다.


진보

- 진보 정당은 서거에서 민주당 종속변수. 현실이 그러하다는 거야. 자신들 스스로가 뭘 잘하고 못하고 하는 게 자신들 생각만큼 득표에 영향을 주지 않아. 자신들의 지성과 자신들의 노력과 자신들의 헌신에 비해 가혹하기 짝이 없는 이 현실을 정면으로 대면하기 힘든 게 이해가 가지 않는 건 아니지만.

- 죄의식 마케팅. 종교가 유지되는 근본적인 힘이 결국 죄의식이거든. 누구도 그 율법을 다 지키고 살 순 없다고. 교리는 언제나 아무도 완벽하게 도달할 수 없는 절대적 지점에 있어. 어느 누가 그 교리가 정한 죄악을 단 한 번도 범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냐고. 불완전한 인간이. 결국 그 죄로 인해 다시 한 번 윫버 앞에서 참회할 수 밖에 없게 되는거지. 종교의 속박은 그렇게 완성된다고.


군인, 징병제.

- 우리가 남북 대치 상황과 징병제 때문에 할 수 없이 병사들 월급이 적다는 건 거짓말이야. 대치 상황의 절박함으로 따지자면 이스라엘이 우리보다 훨씬 더하잖아. 사방에 아랍 적국인 데다 최근 50년간 대체 전쟁을 몇 번 했냐고. 여전히 시내에서 폭탄 테러 터지고 있고. 거긴 여자들까지 징병제지. 국민총동원체제라고 봐야지. 그래도 그들 역시 10년 전에 20만원대야. 우리나라는 이제야 사병 평균 월급이 8만원대가 됐어. 아직도 10년 전 그들의 절반도 안돼. 더 놀라운 비교해 볼까. 2007년 기준으로 징병제인 독일 상병 월급이 2,072달러야. 당시 우린 상병 월급이 84달러였다고.

- 그 나이대 청년들이 군대 가지 않고 취직해서 받을 평균 급여를 생각해보자고. 아무리 낮게 잡아도 최소 100만원대는 될거야. 그러니까 그 나이대 청년들은, 아주 단순하게 생각해도, 월 100만원씩 나라에 내면서 군 복무를 하고 있는거라고. 이걸 '신성한 국방의 의무'라는 말 한마디로 다 덮어버리는 건 대국민 사기지. 그렇게 신성한데 왜 거지 대우를 해.

- 그래 놓고 청년들에 대한 보상을 민간에 떠넘기는 게 바로 군가산점 제도고. 군 복무에 대한 보상을 해줘야하는 건 맞아. 그런데 우리나라 보수는 병사들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의식 자체가 없거든. 뭐하러 돈을 들여. 신성한 국방의 의무, 남북 대치 상황만 들이대면 이야기 끝나는데. 그렇게 몇십년을 세뇌시켜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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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Book2011. 12. 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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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년을 위로해줘 (은희경) 中..

 

은희경 작가의 문체와 위트로 입가에 웃음을 물고 간만에 읽은 장편 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멜론에 G-그리핀을 검색해보았다가, 실재하지 않다는 걸 알고 실망했다,

책을 모두 다 읽고 끝머리에 키비와 바스코, 이루펀트의 노래들이 수록된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몽땅 찾아듣는다.

지금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이루펀트의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채영의 캐릭터. 내가 주인공 나이인 시절 이상형에 가깝다. 3.5차원? 엉뚱한 이쁜 소녀? ㅎ.

그리고..태수와 강연우를 보며, Me vs People Pt 1. 을 들으며 우리 소대 채종태 이녀석이 떠오르곤 했다..-_-;


 

#1.

나는 잘 울지 않는다. 적어도 남들이 있는 데서는.

'남이 보는데서 울면 그들이 너를 달래주려 할 거야. 하지만 마음속으로는 깔보기 시작하지.'

이것은 엄마가 내게 들려준 몇 안되는 쓸모있는 충고 중 하나이다.

 

#2.

열일곱살 우리가 폭발물이면서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은 것은 도화선이 없기 때문이다.

생각하는 모든것을 실천에 옮길 만한 기회와 행동력과 돈과 시간이 없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분노와 불안을 극한까지 상상할 수 있는 안전장치다.

 

#3.

고독은 학교 숙제처럼 혼자 해결해야 하는 것이지만 슬픔은 함께 견디는 거야.

그러니까 네가 슬플 때에는 반드시 네 곁에 있을게.

..

고독을 학교 숙제와 같은 방식으로 처리하라는 것.

나한테는 몇대 맞을 각오로 무시해버리라는 뜻이 된다.

조금 아프긴 하겠지만, 쓸데없이 심각해진다거나 쩔쩔매는 것보다는 낫겠지.

 

#4.

가장 막강한 선율을 배제해버린 채 음악의 완성을 추구하는 배짱, 힙합의 혁명성.

 

#5.

에렉투스는 하빌리스보다 뇌가 삼십삼 퍼센트나 컸지.

그런데 백삼십만년동안이나 살면서 인류를 진화시켜놓은게 하나도 없다는 거야.

대체 그 큰 뇌는 뭐하는데 썼을까.

에렉투스의 뇌가 큰 것은 그 안에 지적인 내용물이 많아서가 아니라,

내용물을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취급주의 소포에 스티로폼을 집어넣듯이 잉여의 세포들이 가득 채워져 있었던 거야.

그렇기 때문에 뜨거운 태양아래에서 뛰어다니는게 가능했지.

인간은 동물계의 달리기 시합에서 성적이 별로 좋지 않거든. 하지만 그 어떤 동물보다 오래 달릴 수 있지.

이게 바로 달리는 에렉투스의 탄생이야.

 

#6.

옷만큼 자신의 몸을 잘 느끼게 해주는 것은 없다.

벗고 있을 때는 오히려 몸이 그다지 의식되지 않는다.

옷을 입는 순간 살집이 느껴지고 골격과 체형, 자세까지 의식된다.

물론 몸에 꼭 끼는 옷을 입을수록 더하다.

옷은 몸이 있기 때문에 생겨났다. 당연하다.

잠옷을 벗고 스키니진을 입는다. 몸을 의식하기 위함이다.

즉 몸을 깨우기 위한 것이다. 잠에 대한 일종의 전투복장이라고나 할까.

 

#7.

너 솔직히 말해봐. 공부, 별로 잘하고 싶지 않은거야?

이것만은 확실히 대답할 수 있었다. 응!

엄마는 잠깐 생각하는 듯하더니 이마 사이에 깊은 주름을 짓고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나. 한번도 생각못해봤는데, 공부 잘하기 싫은 애가 있을 수도 있지 뭐.

근데 귀찮아서 그러는 거지?

한번 잘하기 시작하면 계속 잘해야하고, 듣자 하니 공부란 끝이 없다는데, 시간도 엄청 뺏길테고.

그러다가 공부밖에 잘하는게 없게 돼서 평생 공부만 해야하는 거 아냐, 뭐 이런식이니? 내말 맞아?

 

#8.

하고싶은 것만 해도 되긴 하지. 근데 그게 훨신 더어려울걸.

내가 남하고 다르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 그거 몹시 힘든일이야.

모든게 자기 책임이 되거든. 안전한 집단에서 떨어져나와 혼자여야 하고,

정해진 가치에 따르지 않으려면 하나하나 자기가 만들어가야해.

또 무리에서 떨어져나가면 끊임없이 자기에 대해 설명해야 해.

경쟁을 피하는 소극적인 태도가 아니라 남과 다른 방식을 적극저긍로 선택하는 일이라면 말야.

어쨌거나 나는 네 선택이 마음에 들어.

우리, 재미없는데도 꾹 참으면서 남들한테 맞춰 살지는 말자.

혼자면 재미없다는 것, 그것도 다사람을 몇무더기로 묶은 다음 이름표를 붙이고 마음대로 끌고 다니려는,

잘못된 세상이 만들어낸 헛소문 같은거어ㅑ.

혼자라는 게 싫으면 그 때부터는 문제가 되지만 혼자라는 자체가 문제는 아니거든.

 

#9.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이유는 세가지야.

일, 다리가 아파서.

이, 숨이 가빠서.

셋, 이게 제일 치명적인데, 달리기 싫어져서.

 

#10.

연우야, 내가 바라는 너의 미래는 말야, 한량이야.

한량이라고? 응.

그거 어려운 거 아냐? 쉽지 않지. 돈 안벌고 놀려면 돈이 필요하니까.

우선 돈을 버는 방법부터 익히는게 한량이 되는 첫걸음일걸.

열심히 돈이나 벌어야 한다면 그게 무슨 한량이야? 왜 열심히 벌어, 쉽게 벌어야지.

쉽게, 어떻게? 실력이 있으면 돈 쉽게 벌어.

실력을 쌓으라는 건 결국 공부 열심히 하라는 거? 꼭 공부 얘기는 아니고.

그럼 공부 안하고 실력 쌓는게 뭔데? 그것까지는 나도 모르지. 거기서부터는 네가 알아서 하는거야.

 

#11.

미키 마우스 시계 말야, 네가 다리 아프겠다고 추를 떼버렸잖아.

생각해봐. 다리 좀 아픈게 낫겠니, 다리가 아예 없는게 낫겠니.

그런 걸 바로 상처줬다고 하는거야. 몰랐지?

 

#12.

소년이라면 시간과도 겨뤄봐야지.

열두살 무렵이었나. 옆집 할아버지가 했던 말이다.

 

#13.

워싱을 하지 않은 채 원래의 데님 그대로 출시되는 청바지가 누디진이다.

그걸 입고 생활하다보면 바지에 무늬가 생겨난다.

무릎이 나오고 오금이 구겨지고 허벅지가 닳고 움직이는 관절마다 주름이 잡히고..

입는 사람의 생활방식이 옷에 새겨지는 것이다.

벗지 않고 또 빨지 않고 오래 입을수록 바지에 새겨지는 나의 정체성은 더욱 선명해진다.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숨기거나 꾸밀 필요도 없는, 태생 그대로의 자유로움을 지닌 나.

나만의 옷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남의 옷이 피부에 새겨져서 흉터가 되어버린 사람에게 꼭 선물해주고 싶다.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이라면

'소년을 위로해줘, It's twisted, 마부, 첫 느낌, Go Space, Mr.심드렁, Pink Polaroid, 코끼리 공장의 해피엔드, Mr vs People Pt1., Goodbye Boy' 를 들으며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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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Book2011. 7. 12.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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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Q84 1권 中..

 

#13.

덴고는 자신의 뇌에 대해 생각했다. 뇌에 대해서는 생각해야 할 것들이 아주 많다.

인간의 뇌는 최근 이백오십만년 동안 그 크기가 약 네배로 증가했다.

무게만으로 보면 뇌는 인간의 몸무게의 약 2퍼센트를 차지할뿐이지만,

그런데도 불구하고 신체의 총 에너지의약 40퍼센트를 소비한다.

뇌라는 기관의 그러한 비약적인 확대에 의해 인간이 획득할 수 있었던 것은 시간과 공간과 가능성의 관념이다.

시간이 일그러진 모양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을 덴고는 알고 있다.

시간 그 자체는 균일한 성분을 가졌지만,   그것은 일단 소비되면 일그러진 것으로 변해버린다.

어떤 시간은 지독히 무겁고 길며 어떤 시간은 가볍고 짧다.

그리고 때때로 전후가 바뀌거나 심할 땐느 완전히 소멸하기도 한다.

있을 리 없는 것이 덧붙여지기도 한다.

인간은 아마도 시간을 그처럼 제멋대로 조정하면서 자신의 존재의의 또한 조정하는 것이리라.

다르게 말하면, 그 같은 작업이 더해지면서 가까스로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있는 것이다.

만일 자신이 어렵사리 지나온 순간을 순서대로 고스란히 균일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

인간의 신경은 도저히 그것을 견뎌내지 못할 게 틀림없다.

그런 인생은 아마도 고문이나 다름없으리라. 덴고는 그렇게 생각했다.

 

 

#14.

세계라는 건 하나의 기억과 그 반대편의 기억의 끝없는 싸움이야.

 

 

#15.

티베트의 번뇌의 수레바퀴와 같아.

수레바퀴가 회전하면 바퀴 테두리 쪽에 있는 가치와 감정은 오르락 내리락 해.

빛나기도 하고 어둠에 잠기기도 하고.

하지만 참된 사랑은 바퀴 축에 붙어서 항상 그자리 그대로야.

 

 

#16.

lunatic과 insane의 차이.

insane은 아마 천성적으로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게 바람직하다.

그에 비해 lunatic은 달에 의해, 즉 lune에 의해 일시적으로 정신을 빼앗긴 것.

19세기의 영국에서는 lunatic이라고 판정받은 사람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그 죄를 한 등급 감해줬다.

그 사람의 책임이라기 보다 달빛에 홀렸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법률이 실제로 존재했다.

즉 달이 인간의 정신을 어긋나게 한다는 걸 법률적으로도 인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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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m I ?!/Book2011. 7. 11.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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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Q84 1권 中..

 

#10.

그곳은 신비한 공간이었다.

현실 세계와 사후 세계의 중간쯤에 있는 임시거처처럼.

빛이 탁하게 고여 있었다.

맑은 날에도 흐린 날에도, 한낮에도 밤에도 똑같은 종류의 빛이 그곳에는 있었다.

 

 

#11.

너는 세어보지 않았는지 모르지만 나는 똑똑히 헤아리고 있단다.

왜 그런지 아니?

어떤 경우에는 시간이라는 것이 대단히 소중한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그저 그것을 헤어려보는 것만으로도 아주 큰 뜻을 갖게 된단다.

 

 

#12.

덴고는 다른 여자에게 딱히 욕망을 느끼지 않았다.

그가 원하는 것은 무엇보다 자유롭고 평온한 시간이었다.

정기적인 섹스의 기회가 확보된다면 더이상 여자에게 원할 것이 없었다.

비슷한 나이의 여자를 사귀고 사랑에 빠지고 성적인 관계를 갖고 그것이 필연적으로 몰고 올

책임을 떠안는 건 그가 그리 환영하는 바가 아니었다.

거쳐야할 몇몇 심리적인 단계, 가능성을 은근슬쩍 내비치기, 피하기 힘든 기대치의 충돌..

그런 일련의 번거로운 것들은 가능하면 떠맡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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