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행정법 사례05] 허위신고에 의한 경찰관 직위해제 사건
甲은 수원경찰서 생활질서계 소속 순경으로 2020. 1. 10. 관내 불법게임장 운영업자로부터 시가 100만원 상당의 점심을 대접받은 사실이 청문감사관실에 적발되어 즉시 직위해제 조치되었다.
그런데, 위 직위해제 처분의 근거가 사실은 불법게임장 단속에 유능한 甲을 곤란에 빠뜨림으로써 단속을 당하지 않으려는 불법게임장 운영업자의 허위신고에 기반한 것이기 때문에, 甲은 청문감사관실에서 당연히 그러한 사실을 밝혀낸 후 직위를 부여해 줄 것이라 기대하고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는데, 경기지방경찰청장은 불법게임장 운영업자의 진술을 토대로 3개월이 경과한 후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하였을 뿐만 아니라 적법한 징계위원회의 동의를 거쳐 적법하게 甲을 직권면직 조치하였다. 甲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어 법적으로 다투려고 한다.
[문3] 적법한 절차를 거친 직권면직 처분을 받은 甲이 항고소송을 통해 구제받을 수 있겠는가? (20점)
𝟛. 설문 3의 해결
Ⅰ. 문제의 소재
甲에 대한 직위해제 처분은 사실오인의 흠이 있는 것으로 보이나 제소기간 도과로 불가쟁력이 발생하였다. 이 때 적법한 직권면직 처분에 취소소송을 제기하여 직위해제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는지 하자의 승계여부가 문제된다.
Ⅱ. 직위해제 처분의 위법성
⑴직위해제 처분이 적법하려면 주체·내용·형식·절차상 적법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⑵사안에서는 내용에 있어서 사실 오인이 존재하므로 하자 있는 행정처분이며, 그 중대성은 인정되나 일반인의 관점에서 명백한 것은 아니므로 취소사유이다.
Ⅲ. 하자 승계의 의의 및 전제조건
⑴하자의 승계란 둘 이상의 행정행위가 연속적으로 행해지는 경우, 선행행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행위를 다툴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⑵전제조건으로서 ①선·후행행위가 모두 항고소송의 대상인 처분이어야 하고, ②선행행위에만 취소사유가 있어야 하며, ③후행행위에는 고유한 하자가 없어야 하고, ④선행행위에 불가쟁력이 발생하여야 한다.
⑶사안의 경우 직위해제와 직권면직 모두 처분이고, 직위해제에 취소사유가 존재하며, 제소기간이 도과하였고 직권면직은 적법하므로 전제요건을 모두 충족하였다.
Ⅳ. 하자 승계의 인정여부
1. 전통적 하자의 승계론
행행위와 후행행위가 동일한 법적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승계를 인정하고, 별개의 법률효과의 발생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 승계 부정한다.
2. 구속력 이론
⑴하자의 승계 문제를 불가쟁력이 발생한 선행행위의 후행행위에 대한 구속력의 문제로 이해하여, 구속력이 미치면 하자승계 부정. 요건 하나라도 결하면 구속력 부정되어 하자승계 인정한다.
⑵인정요건으로서 ①동일한 목적과 법적 효과, ②수범자의 일치, ③사실적·법적 상태의 동일성, ④예측가능성과 수인가능성을 든다.
3. 판례
⑴원칙적으로 전통적인 하자 승계론에 따라 대집행의 각 절차사이, 체납처분의 각 절차사이 하자의 승계를 인정하고, 철거명령과 대집행, 조세부과처분과 체납처분, 사업인정과 토지수용재결, 직위해제처분과 면직처분간 하자의 승계를 부정하였다.
⑵다만, 예외적으로 선행행위의 불가쟁력이나 구속력이 불이익을 입는 자에게 수인가능성과 예측가능성이 없는 경우 하자의 승계를 인정하였다(개별공시지가결정과 양도소득세부과처분 사이).
4. 검토
전통적 견해는 법률효과의 동일성이라는 형식적 기준에만 의존하여 개별적 사안에서 불합리한 결론이 도출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예측가능성과 수인가능성을 중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 타당성을 도모해야 한다.
Ⅴ. 사안에의 적용
전통적인 하자 승계론에 따르면 직위해제와 직권면직은 법적 효과가 달라 하자의 승계가 부정될 것이다. 그러나 직위해제 처분의 위법성에 대하여 더 이상 甲이 소송으로 다툴 수 없다고 보는 것은 불법 게임장 단속에 유능한 공무원이자 청문감사관실에서 허위신고사실을 밝혀줄 것으로 기대한 甲에게 수인한도를 넘는 가혹한 결과를 가져오므로 하자의 승계를 긍정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甲은 직권면직 처분에 대해 취소소송을 제기한 후 직위해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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