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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6.19 [계약법 사례] 계약의 성립단계 - 규범적 해석
법학(法學)/민법2021. 6. 19.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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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사는 갑은 서울의 고객 을에게 200131일 발신한 편지에서 동양화 1점을 100만 원에 팔겠다고 제의하면서 2001315일까지 답해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런데 갑은 원래 그 그림을 150만 원에 팔려고 한다는 것이 100만 원으로 가격을 잘못 표기된 것이다. 을이 단순히 갑의 청약서 기재 내용(매매가 100만 원)만을 믿고 승낙하였. 갑의 편지는 을에게 35일 배달되었고, 을은 38일 그 제의를 받아들이겠다는 편지를 써서 그 다음날 갑에게 송부하였다. 편지는 320일에야 갑에게 배달되었다. 매매계약은 성립되었는가?

 

1. , 을간 매매계약 성립 여부

(1) 계약의 성립 요건

- 계약은 원칙적으로 계약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체결된다.
합의란 청약과 승낙이 내용적으로 일치하는 상태를 말한다.

1) 청약

- 청약이란 이에 대응하는 승낙과 결합하여 일정한 계약을 성립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방적·확정적 의사표시를 말하는데, 이러한 청약에는 계약의 목적을 확정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한다. 청약의 의사표시는 상대방에 도달하여야 그 효력이 발생하는데(1111), 통지가 상대방의 지배권 내에 들어가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지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 사안의 경우, 갑의 청약은 매매계약에서 최소한도로 요구되는 매매목적물, 매매대금이 특정되었고 35일 도달되었으므로 유효하다.

2) 승낙

- 승낙이란 청약에 응하여 계약을 성립시키고자 피청약자가 청약자에 대하여 하는 의사표시를 말하는데, 승낙은 승낙기간 내에 행해져야 한다. 승낙기간은 청약자가 청약시 승낙기간을 정한 경우에는 그 기간 중에(5281), 기간을 정하지 않은 때에는 계약을 성립시키는 데 소요되는 상당한 기간 내에 승낙을 하여야 한다(529).

- 사안의 경우, 갑은 을에게 승낙기간을 정하여 청약하였다. 5281항에 따라 승낙기간이 지난 후에 승낙의 의사표시가 도달하면 계약은 성립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5282항에 따라 연착된 승낙이라도 보통 그 기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발송인 경우 청약자에게 연착통지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사안에서 을은 승낙의 의사표시를 제때 발송하여 통상 승낙기간 내에 도달할 수 있는 발송이었고, 우체국 소인 등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갑이 확인할 수 있으며, 갑의 연착통지가 없었기 때문에 을의 승낙의 통지는 5283항에 따라 연착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어 유효하다.

갑의 연착통지가 있는 경우, 갑의 청약은 효력을 상실하고 을의 승낙은 갑에 대한 새로운 청약으로 볼 수 있다(530).

3) 합의의 성립 (청약과 승낙의 내용상 일치)

- 갑의 진의(150)와 표시(100) 사이에 불일치가 있으므로, 청약과 승낙의 내용상 일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법률행위(계약)의 해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표의자의 내심적 효과의사는 표의자의 표시행위로 나타난다. 따라서 법률행위의 해석의 일차적 목적은 표의자의 표시행위에 내재하는 효과의사를 탐구하는 데 있다. 해석작업은 외부적으로 표현된 표의자의 표시행위로부터 출발하여야 한다. 따라서 상대방이 표의자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가 우선 고려되고(자연적 해석), 진의를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상대방 시각에서 표시행위의 객관적 의미를 밝히게 된다(규범적 해석).

- 사안의 경우, 갑의 청약의 진의는 150만원이나, 100만원으로 승낙서에 잘못 표시하였다. 을은 표의자 갑의 진의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규범적 해석에 따라, 표시로부터 추단되는 매도인의 의사(표시상의 효과의사)인 청약서 기재 내용 100만원으로 확정된다.

(2) 계약의 성립시기

- 문제점 : 민법상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해서는 원칙적으로 도달주의를 취하나(1111), 격지자 간 계약 성립에 관하여는 예외적으로 발신주의를 취하고 있다(531). 한편, 승낙기간을 정한 계약의 청약은 청약자가 그 기간 내에 승낙의 통지를 받지 못하면 그 효력을 잃는다(5281). 양자간 해석이 문제된다.

- 학설 대립 : 해제조건설에 따르면 승낙의 통지를 발송한 때 계약은 성립하고, 정지조건설에 따르면 승낙의 통지가 청약자에게 도달하는 것을 정지조건으로 하여 승낙의 통지를 발송한 때 소급하여 계약이 성립한다.

- 검토 : 531조가 승낙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하여 예외규정으로서 발신주의를 채택한 입법취지(거래의 신속)를 고려할 때 해제조건설이 타당하다.

- 소결 : 따라서 사안의 경우, 승낙통지가 연착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되므로(해제조건의 불성취), 갑과 을의 계약은 을이 승낙의 의사표시를 발송한 39일 확정적으로 성립한다.

 

2. 갑의 착오를 이유로 한 매매계약 취소 가부

(1) 109조 요건 <착중중>

- 착오를 이유로 한 의사표시의 취소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착오에 기한 의사표시가 존재 , 법률행위 내용상 중요부분에 관한 착오일 것, 표의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을 을 요한다.

- 사안의 경우, 갑의 의사와 표시 사이에 불일치가 있어 요건은 충족하고, 가격 기재에 대한 착오는 표시상의 착오로써 매매에 있어 가격은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해당하므로 요건도 충족한다. 요건과 관련, 갑에게 중과실이 있는지에 대한 증명책임은 상대방()에게 있는데 사안에서 이에 대한 언급이 없으므로 요건도 충족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갑은 109조에 따라 착오를 이유로 한 취소권 행사가 가능하다.

(2) 취소권 행사의 효과

- 갑이 취소권을 행사하면 갑과 을 사이의 매매계약은 소급하여 무효가 되므로, 계약내용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면 이행하지 않아도 되고 이행한 것이 있다면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가 가능하다.

- 한편, 착오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여야 하는지에 대해 학설 대립이 있으나 통설, 판례는 착오를 이유로 한 매매계약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어 불법행위책임이 부정되므로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3. 결론

갑과 을 사이의 매매계약은 39일 매매대금 100만 원에 대하여 성립하였으나, 갑은 착오를 이유로 취소 가능하고, 이 경우 갑과 을 사이의 매매계약은 소급 무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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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