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by 마스다 미리 (만화)
친구를 배려하고 소중하게 대하는 것이
자신에게 부담이 된다면,
그 배려와 '소중함'은 조금 거짓이다.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누가보지 않아도 꽃이 핀다는 것, 참 싱그러운 느낌이야.
헤드라이트는 2~3미터 앞을 비추는 거야.
숲에는 돌이나 나무뿌리가 있어서
어두울 때는 발밑보다는 조금 더 멀리 보면서 가야해.
손 끝만 보지 말고
가고 싶은 곳을 보면서 저으면,
그곳에 다가갈 수 있어.
노를 젓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우주가 이런 느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주에 대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건
이 숲속에서도 인간 뿐이야.
상상력이 없다면 인간다움이 없는 게 아닐까.
멋지지 않아?
하늘을 나는 모든 새의 이름을 알고 있다니!
두부집 아저씨에게 그냥 '새'는 없어.
새에게도 모두가 그런 것처럼 이름이 있으니까.
우리도 마찬가지겠지.
그냥 '인간'이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는거야.
그저 '인간'이라고만 여기니까 생명이 가벼워진다.
달 뒷면은 어떤 모양일까?
달은 언제나 같은 면이 지구를 향하고 있대.
그러니까 우리들은 달의 뒷면을 모르는거지.
그건 또 그대로 좋은 지도.
달은 달이니까.
엉겅퀴 꽃은 고개를 떨어뜨리고 피엇다가 점차 고개를 들어.
꽃이 피고나면 고개를 들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닐까.
내가 이 세상에 피었다고 말이지.
쌍안경으로 새를 찾는 건 어려워.
먼저 자신의 눈으로 숲 전체를 보는거야.
새소리가 들리면, 나뭇가지의 흔들림을 보거나 나뭇잎 소리에 귀를 귀울여.
그리고 그것들을 잘 관찰해서 추측을 하는 거야.
쌍안경으로 보는 건 그 다음.
하눌타리 씨앗에는
하눌타리 나무가 되기 위한 모든 것이 갖춰져 있어.
거기에 비하면 발밑의 잡초들은 참 재미가 없네.
그래도 대단하지 않아?
이런 숲속의 잡초들은 커다란 나무에 가려 햇빛도 못보는데 살아있잖아.
조금의 빛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이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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