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에 관하여(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 임경선 에세이
생각의 순간
확고한 생각이나 단단한 가치관이 되어주는 것들은 내가 자발적으로 경험한 것들을 통해서 체득된다. 생각이 행동을 유발하지만 사실상 행동이 생각을 예민하게 가다듬고 정리해준다. 머릿속이 정리되지 않을 때에는 일단 그 상황에 나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하 리트머스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사람이 있는 곳 그 어디라도
내가 먼저 마음을 담지 않으면, 내가 먼저 발을 푹 담그지 않으면 그 어떤 일이라도 계속 내 주변에서 겉돌기만 한다. 회사가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섣불리 단정하기 전에 나는 이만큼 일을 하고 싶다, 할 의욕이 있다는 의지를 먼저 충분히 드러내고 할 수 있음을 증명하도록 유도하고 싶다. 나는 일을 사랑해, 라고 말하지 않으면 일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저녁이 있는 삶'이나 '일과 사생활의 균형'이라고 좋게 표현할 수도 있다. 하루 대부분의 생산적인 시간을 내가 직업으로 하는 일에 투입하는데 내 마음과 열정이 그곳에 없어 빈껍데기처럼 일한다면, 그만큼 충족되지 못한 마음과 열정을 다른 곳에서 어떻게든 해소시켜줘야 한다. 그러려면 사생활이 정말 재밌어야만 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면 사생활을 재미있게 하는 게 더 힘들어 보인다. 일의 문제는 그만큼 인생을 통틀어서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나의 삶의 질에 가장 깊숙이 영향을 주는 문제인 것이다.
절대적으로 즐겁고 보람찬 일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일의 재미는 스스로 찾아야 하는 주관적인 문제다. 일이 내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고 탓하기 전에 내가 먼저 일의 가능성에 기회를 줄 생각을 해보자. 회사를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나를 위해서 말이다. '일이 지루하다'고 투덜대기 전에 '그럼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은?'이라며 고민을 해보자.
같은 불완전한 인간
자식은 부모라는 껍질을 깨고 나와야 어른이 된다. 성장은 나의 부모가 나처럼 한낱 불완전한 인간임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현실 생활에서의 평등
대부분의 남자들은 사랑의 마음이 우러나서라기보다 단지 아내한테 잔소리를 듣기 싫기 때문에 가사일을 하기 시작한다. 아내의 심기가 불편하면 본인도 불편하니까. 그러면서 동시에 그들은 지시받고 조종당하는 기분을 싫어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남자에게 일을 다하면 칭찬을 꼭해줘서 기분 좋게 해 다음에 또 하게 하라는 '칭찬 요법'을 권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는 못하겠다. 아니 하기 싫다! 가사일이 끝났을 때 아무도 그에 대한 고마움이나 고됨을 평해주지 않는 그 적적함과 허탈함을 그도 느껴봐야만 한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했다고 손해봤다며 억울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로도 인생의 많은 날들을 채우게 될 테니까. 서로의 노고를 고마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걸로 경시하지 않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많은 것들은 사랑으로 함께 해 나갈 수 있다. 악처를 연기할 필요도, 현모양처로 무리할 필요도 없다. 인간적인 공정함과 낭만적인 관대함을 최선을 다해 양립해나가고 싶다. 우리는 그렇게 조금씩 더 나아질 것이다.
인간관계 스트레스 대처법
스트레스를 주는 인간관계 문제들에 대해 나는 다음의 세 가지 방식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1. 정면 돌파
2. 피하기
3. 놔주기
첫째, '정면돌파'는 쉽게 갈라서지 못하는 관계에 적용된다. 서로의 장례식에 가서 복잡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게 될 사람들. 어쨌거나 평생 내 삶 속에 안고 가야만 하는 사람들. 가령 부부나 연인, 부모 자식 관계, 그리고 절친한 친구들.
둘째, '피하기'는 어떤 이유에서든 나에 대해 선입견을 가지거나 나를 경계하거나 싫어하거나 근거 없이 내려다보거나 올려다보는 등 굴절된 심리를 가진 살마들에 대해 내가 취하는 행동이다.
마지막으로는 '놔주기'가 있다. 인간관계는 저마다의 생로병사 운명이 있어서 절친한 관계였다가 도중에 별다른 일이 없었음에도 자연소멸하거나 서먹해질 수가 있다. 이때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고, 애매한 채로 놔둘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성실함
누구나 원한다고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기적인 것이 필요하다
모두가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이기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킬 수 있어야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지속될 수 있다.
나를 존중하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자는 말은 정말로 최선을 다했는데도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잠시 나를 다독이는 용도로 쓴다면 모를까, 언제부턴가 이 말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자기 자신에 대한 변명으로 이용되는 것 같다.
'이게 나야. 어쩔래?' '난 원래 이런 사람이야.' 이렇게 말하며 현실을 외면한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아름답지만 이대로의 내가 좋다고 하면서 더 나은 방ㅎ야으로 움직일 생각은 없다. 그런데 있는 그대로의 그 모습을 정말 만족하긴 하는 걸까?
있는 그대로의 나, 라고 하는 것은 실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넘어서려고 노력하는 나'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나를 존중하기
'난 자존감이 없어요'라는 말에 중독되어 있는 사람들을 본다. 그들은 자존감은 타고나는 거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의 사랑을 듬뿍 받아 애정 결핍에 시달리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외모와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만이 참자존감을 가질 수 있다고 믿는다. 대체 우리 중에 그런 행운을 타고난 사람이 몇이나 될까.
대부분 사람들은 저마다 겉으로 보이지 않는 문제를 끌어안고 살아간다. 성장기 시절 지울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고 해도 어떻게든 상처받은 '마음속 아이'를 달래가면서 버텨나간다. 행동함으로써 자존감을 후천적으로 확보해 나간다. 그것을 인정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단단한 모습은 '타고난 행운 탓'으로 쉽게 정의하려 든다면 그것은 노력하기 버거워하는 나의 모습을 외면하려는 자기 보호적 태도가 아닐까.
자존감이 소중한 것은, 나의 불완전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서도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애쓸 때 우리는 타인을 있는 그 모습 그대로 사랑하고 상대의 결핍이나 불완전함을 이해할 포용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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