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총론 사례] 종범

甲은 A를 살해할 계획을 乙에게 털어놓으면서 범행방법에 관해 조언을 구한바 乙은 甲에게 맹독성 버섯을 건네주었다. 그런데 甲은 A에게 그 버섯을 먹이는 것이 여의치 않게 되자 결국 A의 목을 졸라 그를 살해했다. 乙의 죄책은?

 

Ⅰ. 논점

- 사안의 경우, 을이 제공한 맹독성 버섯을 갑이 사용하지 않고 A를 살해한 경우로써 종범의 성립 여부와 관련하여 정범의 범행에 대한 방조의 인과성이 어느 정도로 요구되는지가 문제가 된다.

 

Ⅱ. 학설

- 이와 관련, ①방조가 정범의 범행결의를 강화하거나 범죄 실현을 용이하게 한 것으로 족하다고 보는 견해, ②방조가 정범의 범행에 대한 원인이 되어야 한다고 보는 견해, ③방조가 정범의 범죄실현 기회를 증대시켰어야 한다고 보는 견해가 대립한다.

 

Ⅲ. 판례

- 일관되지는 않으나 정범이 피해자를 만나 공갈, 강요 등 행위를 할 때 정범과 동석한 것도 “정범의 공갈, 강요 등 범행의 실행행위를 용이하게 한 것으로써 방조범에 해당한다”고 하여 ①견해가 가까운 판례도 있다.

 

Ⅳ. 검토 및 사안의 경우

- 사안의 경우, ②, ③견해에 따르면 을의 방조행위가 갑의 범행의 원인이 되거나 갑의 범행 기회를 증대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방조범이 성립하지 않으나, ①견해에 따르면 을은 방조범의 죄책을 진다.

- 생각건대, 정범의 범행에 대한 방조의 인과성은 정범의 범죄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실행이 용이해진 것 또는 그 결의가 강화된 것에 대한 관계에서 판단함이 타당하므로 ①견해가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