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Q84 1권 中..
#8.
그에게서는 지적인 호기심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아무리그래도 보편적인 수준에서 지식을 추구하는 기본적인 갈망이
-그것은 많든 적든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구라고 덴고는 생각한다-
이 사람에게는 너무도 희박했다.
살아가는 데 실제로 필요한 지혜는 나름대로 움직였지만,
노력해서 스스로를 고양시키고 심화시켜 보다 넓고 큰 세계로 나아가려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비좁은 세계에서 협량한 룰을 따라 꾸역꾸역 살아가면서도,
그 비좁고 탁한 공기를 딱히 고통으로도 느끼지 않는 기색이었다.
#9.
그러는 사이에 그녀의눈에 들어오는 밤하늘이 평소에 보던 밤하늘과 어딘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언가가 여느때와는 다르다.
희미한, 하지만 부정하기 어려운 이질감이 그곳에 있다.
그 차이가 무엇인지 알아차리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그것을 알아본 뒤에도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상당한 수고가 들었다.
자신의 시선이 포착해낸 것을 의식이 제대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늘에는 달이 두 개 떠 있었다. 작은달과 큰달, 그것이 나란히 하늘에 떠 있다.
큰 쪽이 평소에 늘 보던 달이다. 보름달에 가깝고 노랗다.
하지만 그 곁에 또 하나, 다른 달이 있다. 눈에 익지 않은 모양의 달이다.
약간 일그러졌고 색깔도 엷은 이끼가 낀 것처럼 초록빛을 띠고 있다.
그것이 그녀의 시선이 포착한 것이었다.
아오마메는 실눈을 뜨고 그 두 개의 달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눈을 감고 한참 시간을 둔 다음, 심호흡을 하고 다시 눈을 떠보았다.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와 하나의 달만 떠 있기를 기대하면서.
하지만 상황은 완전히 똑같았다.
빛의 장난도 아니고 시력이 이상해진 것도 아니다.
하늘에는 틀림없이, 잘못 볼리도 없이, 또렷한 두 개의 달이 나란히 떠 있다.
노란색 달과 초록색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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