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Travel)/Europe2013. 6. 26.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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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19.>

 

 홍등가 - 캠핑장 - ... - 중앙역 - 담쟈크거리 - Sex museum - 담광장 - 마담투소 - 안네프랑크 - 캠핑

 

아오.. 뒷자리를 모두 비우고 앞자리(운전석, 조수석)에 짐을 옮긴 후, 의자 세개를 완전히 눕혀 셋이 나란히 누워 잠을 잤다.

나란히.. 진짜 나란히. 옴짝달싹 못하고 나란히.. 허리아프고 답답하고 스바..

 

아홉시쯤 일어나 바로 근처 캠핑장으로 향했다. 어제 전기를 쓸수 없다고 해 묵지 않은

Vligenbos에서 추천해 준 'Gaasper Camping'.

신기하게도 암스텔담에서 외곽으로 벗어나자마자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었고,

지하철역도 있고 버스정류장도 있었다.

 

아침부터 말 한마디 없이 우울모드의 극을 달리고 있는 기.

밥, 라면(감자, 양파 뭐 다 썰어집어넣은)에 김치, 오이지를 반찬 삼아 맛있게 먹는데도 몇 숟갈 떠먹고는 말았다.

샤워좀 하고 와서 이제 출발할까 싶은데.. 기가 없다. 여자친구랑 전화하고 있나..

기다릴 겸 간만에 여유롭게 쉬며 일기장에 빠진 부분을 채워넣는다.

 

2시간 여 기다리다보니, 암루ㅐ도 이상해져, 차며 텐트며 기의 가방을 찾아보았다.

없다.. 혼자 관광 나간듯 했다.

뭐지..

문자를 하나 보내놓고 우리도 나가서 관광을 할 채비를 했다.

기가 가이드북을 들고나간 터에 우리는 그냥 중앙역으로 가 근처 관광지나 둘러보기로 했다.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할까 하다가, 시내 중심을 약간만 벗어나도 차 댈 곳은 있을 거라고 믿으며 차를 끌고 갔다.

다행히, 신기하리만치 중앙역 바로 앞에 댈 수 있었다. 흐흐.

주차해노고 보니 운하 건너에 어제 우리가 다녔던 홍등가의 Sex shop들이 보였다..

아.. 다 거기가 거기였구나;; 싶었다.

차를 대고 나오는 순간, 빡빡이 네덜란드인이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여기 차를 대면 딱지 끊긴다고 한 거 같았지만,

앞 뒤로 다 차가 주차하고 있는데 설마.. 하며 그냥 관광을 시작했다.

 

일단 중앙역으로 걸어가는 길(담쟈크 거리). 왼쪽에 눈에 띄는 간판이 있었나니, Sex museum..

들어갔다. 엄청 특이하달 것은 없었으나, 가장 오래된 첫번째 Sex museum이라는 사실에 의의를 두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것들보다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이런걸 구경하고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 자체가 신기했다.

제주도에 있는 이런 곳을 다녀온 적이 있었으나, 서로 좀 눈치도 보고 했던 기억이 난다.

우리나라에선느 여기처럼 커다란 남근상을 부둥켜 안고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는 여자들을 볼 수는 없었다.

 

중앙역과 그 앞의 운하를 배경으로 사진 한 방 찍어주고

다시 담자크 거리를 따라 약 1km를 조금 넘게 걸어 (바로 길 건너는 홍등가, 한블록 옆은 시내 번화가)

담 광장에서 코스프레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무리들을 지나 마담투소 박물관으로 들어갔다.

담 광장.. 알고보니 어제 밤 홍등가를 둘러보며 길을 잘못들었을 때 본 오벨리스크가 있는 곳이었다.

왕궁과 기념탑, 마담투소 박물관 등으로 둘러쌓여 있었는데, 왕궁은 아쉽게도 대대적인 공사중이었다.

 

마담투소 박물관 입구에는 버락 오바마의 밀랍 인형이 있었다.

입장할 때에 사진을 한 방씩 찍어주며 나갈 때 기념품 샵에서 사가라고 한다.

그냥 주지, 입장료도 꽤 받으면서 뭘 그걸..

부시 ,마돈나, 엘비스 프레슬리, 간디, 마오쩌둥 등등 많은 사람들의 섬뜩할만치 똑같은 (얼굴의 실핏줄, 콧털, 속눈썹까지..)

밀랍인형들이 갑자기 나를 돌아볼 것 같아 자꾸만 흠칫흠칫 놀랬다.

서양 관광객들과 밀랍인형이 당췌 구별하기가 힘들었던 탓이 크다.

 

다음은 안네 프랑크의 집. 초등학교 때 읽어본 '안네의 일기'는 잘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내가 무식한만큼 그만큼 여행중에 느낄 수 있는 감정도, 생각도, 지식도 적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들었다.

비단 이곳만이 아니라 40여일간의 유럽여행에 있어서 말이다.

안네 프랑크의 집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었다.

앞에서 나누어준 한국어 안내책자를 보며, 방 하나하나에 적힌 안네의 일기 한 구절씩을 읽으며,

모두가 숙연해졌다. 전쟁, 학대, 편견의 피해자가 되어버린 어린 여자아이의 모습에 안타까워했다.

특별한 전시물이라든가, 당시의 내부 가구조차 하나 없었지만,

안네의 그 시절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공간이었다.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들도 이렇게 조심스럽게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게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 박물관도 당시 모습을 잘 재현하고는 있었지만,

고문 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너무 애를 쓴 것은 아닌지.

안네의 집처럼 조용히 좀 더 많은 생각을 해볼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좋지는 않을까 한느 생각도 해보았다.

 

저녁 아홉시 즈음, 안네 프랑크의 집을 낭며 다시 한번 암스텔담의 모순, 역설을 느꼈다.

성당과 홍등가. 섹스 뮤지움과 고흐 미술관. 안네의 집과 마리화나 커피숍..

 

잠시 바람을 쐬며 좀 깨고는 차를 몰고 캠핑장으로 돌아왔다.

11시가 넘어 차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어 캠핑장 밖에 주차를 하고는 씻지도 않고 잠들었다.

 

 

<여행비 결산>

 

캠핑 (암스텔담, Gaasper Camping)      26.5 유로

하이네켄 500 ml x 3 (캠핑장)                 4.5 유로

Sex Museum x 2                                  6 유로

마담투소 박물관  x 2 = 18 (학생할인, 원래 21유로) x 2 = 36 유로

맥플러리 x 2                                        4.7 유로

안네프랑크의 집 x 2                               16 유로

햄버거 스테이크 + 음료ㅜ + 과자                6 유로

pc 1/2 hour                                           3 유로

 

 

<사진첩>

중앙역 앞에서 한장.

 

중앙역에서 담광장으로 가는 길, 담쟈크 거리를 걷다가 보고 바로 들어간 Sex Museum.. 그렇게 특별할 건 없다.

 

시내번화가.. 시내 번화가는 어느 나라거나,, 똑같다. 담쟈크 거리 한 블록 옆.

 

담광장은 코스프레 퍼포먼스, 춤, 악기 공연 등을 펼치는 사람들이 많다.

 

마담투소 박물관.. 으... 진짜같다.

 

담광장 앞에 있는 왕궁은.. 공사중.

 

안네 프랑크의 집 옆에 있는 교회와 안네 동상, 안네의 집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게이, 레즈비언을 위한 인포메이션 센터와 대마초를 필수 있는 합법 공간인 커피숍.

정말 역설이 가득한 도시다. 암스텔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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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