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法學)/채권법2010. 11. 1. 10:34
반응형

 

계약의 성립시기

 

Ⅰ. 서설

계약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당사자의 서로 대립하는 수개의 의사표시의 합치, 즉 합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는 모든 계약의 성립에 공통해서 요구되는 최소한도의 요건으로, 계약서의 작성에 관하여서는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계약서의 작성은 계약의 성립 그 자체의 요건은 아니며 원칙적으로 계약의 성립을 증명하는 증거일 뿐이다.

수 개의 의사표시가 내용적으로 일치하는 것이 객관적 합치이다. 이는 단순히 의사표시에 사용된 언어가 형식적으로 같다는 것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며, 의사표시에 대하여 사회적으로 주어지는 의미가 실질적으로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 이에 대하여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나타나 있는 사항에 관하여는 객관적, 주관적 요소가 모두 일치하고 있어야 한다.

한편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상대방의 의사표시와 결합해서 계약을 성립시키려는 의의를 가지는 때에 주관적 합치가 있게 되는데, 이는 곧 의사표시의 상대방이 누구이냐에 관하여 잘못이 없는 것을 말한다.

 

Ⅱ. 계약의 종류와 성립

1. 청약

(1) 성질과 요건

청약은 이에 대응하는 승낙과 결합하여 일정한 계약을 성립시킬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방적, 확정적 의사표시이다. 청약은 상대방 있는 의사표시이지만 그 상대방은 특정인이 아니더라도 상관없고, 그에 응하는 승낙만 있으면 곧 계약이 성립한다. 이와 같이 청약은 승낙과 합해 계약을 성립시키는 계약 자체의 구성부분이므로 계약체결의 준비행위와는 구별된다.

그리고 승낙이 있게 되면 곧 계약은 성립하게 되므로, 청약은 계약의 내용을 결정할 수 있을 정도의 사항을 포함해야 한다. 청약 자체 속에 그러한 사항이 반드시 표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청약자가 어떠한 계약을 체결하려고 하는지를 상대방이 알 수 있으면 청약이 된다.

 

(2) 효력

1) 청약의 효력발생

청약도 하나의 의사표시이므로 원칙적으로 도달에 의하여 효력이 발생하고, 불특정인에 대한 청약은 불특정인이 알 수 있는 상태가 성립한 때에 도달이 있다고 하여야 한다. 그리고 청약의 의사표시를 발신한 후, 상대방에게 도달하기 전에 청약자가 사망하거나 또는 행위능력을 잃더라도 청약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으며, 상대방이 행위능력을 상실하면 수령능력의 문제가 된다.

 

2) 청약의 구속력

청약은 효력이 발생한 때에는, 청약자가 이를 마음대로 철회하지 못한다. 청약자가 청약을 마음대로 철회할 수 있다면 상대방의 계약체결 준비에 대해 부당한 손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러한 부당한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없는 경우에는 청약의 구속력은 배제될 수 있다.

승낙기간을 정하여 청약을 한 경우에는 그 후에는 그 효력을 잃게 되므로 철회의 문제가 생기지 않고, 승낙기간을 정하지 않고 한 청약은 청약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승낙의 통지를 받지 못한 때에는 그 효력을 잃는다.

 

3) 청약의 실질적 효력

청약에 대한 승낙만 있으면 계약을 성립하게 하는 효력을 청약의 실질적 효력이라 하고 승낙적격, 승낙능력이라고도 부른다. 그리고 승낙은 청약이 효력을 발생한 때로부터 소멸할 때까지의 사이에 하여야만 계약을 성립시킬 수 있다.

승낙기간이 정하여져 있는 청약에 대하여는, 그 기간 내에 한하여 승낙을 할 수 있고 승낙기간이 지나가면 승낙적격을 잃게 된다. 여기서 승낙통지가 실제로는 승낙기간이 지난 후에 도달한 때에는 청약자는 지체없이 상대방에 대하여 연착의 통지를 하여야 하고, 이를 하지 않은 때에는 승낙의 통지는 연착하지 않은 것으로 보게 되어 계약은 법률상 성립한 것이 된다. 그리고 만약 청약의 수령자가 청약에 대하여 조건을 붙이거나 청약에 변경을 더하여 승낙한 때에는 새로운 청약을 한 것으로 본다.

 

(3) 승낙의 효력발생시기

1) 격지자 사이의 경우

우리 민법은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하여 도달주의를 취하고 있으나 격지자 사이의 계약의 성립에 관하여는 도달주의에 대한 예외로서 발신주의를 취하고 있다. 즉 격지자간의 계약은 당사자 사이에서 되도록 빨리 계약을 성립시키는 것이 거래계의 요구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도달주의를 중요시하는 설

발신주의를 중요시하는 설

 

2) 대화자 사이의 경우

대화자 사이의 계약의 성립시기에 관하여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나 도달주의의 일반원칙에 따라 승낙의 의사표시는 도달한 때에 효력을 발생하고, 계약도 그 때에 성립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4) 계약의 경쟁체결

계약의 내용에 관하여 다수인으로 하여금 서로 경쟁하게 하여, 그 가운데서 가장 유리한 내용을 표시하는 자를 골라 이를 상대방으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경쟁체결이다. 여기서 경쟁체결에 붙인다는 표시는 청약이냐 아니면 청약의 유인에 지나지 않는냐가 문제 되는데, 개개의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서 결정하는 수 밖에 없다.

1) 사경매

사인 사이에서 행하여지는 경매를 사경매라 하는데, 경매자가 스스로 일정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고 경매에 응한 자들로부터의 고가의 매수표시를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는 경매에 응한 자의 일정한 값의 표시가 청약이고, 경매인의 경매에 붙인다는 표시는 청약의 유인에 지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경매자가 우선 최저가격을 제시하여 그보다 고가로 사겠다는 표시를 기다리는 경우로, 이 경우에는 경매에 붙인다는 표시가 청약이고, 최고가격의 제시가 승낙이 된다.

 

2) 입찰

입찰은 입찰에 붙인다는 표시 후에 경쟁자가 입찰을 하여, 그 후에 입찰에 붙인 자가 개찰을 하고 낙찰을 결정하는 과정을 밟게된다. 이러한 입찰에 관하여는 입찰에 붙인다는 표시의 성질을 청약 또는 청약의 유인 어느 쪽으로도 할 수 있어 문제이다. 그러나 입찰에 붙인다는 표시는 원칙적으로 청약의 유인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입찰이 청약이고, 낙찰을 결정함으로써 승낙이 된다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입찰에 붙인 자가 최고가격 또는 최저가격을 정하고 기타의 계약조건을 구체적으로 표시하고 있는 때에는, 입찰에 붙인다는 표시는 청약이 되는 수도 있다.

 

 

2. 교차청약

당사자들이 같은 내용을 가진 청약을 서로 엇갈려서 행한 경우를 교차청약이라 한다. 계약의 성립을 서로 대립하는 당사자의 두 개의 의사표시의 합치에 의하는 것이라는 견지를 취한다면, 교차청약의 경우에도 두 개의 의사표시는 합치하고 있다. 즉, 계약의 본질적 요소인 합의가 있는 것으로써 합의가 있는 이상, 비록 두 개의 의사표시가 청약과 승낙의 관계에 있지는 않더라도 계약의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교차청약은 한쪽 당사자의 청약에 대하여 다른 쪽이 승낙을 하였다는 관계는 있지 않으므로, 계약의 성립시기는 의사표시의 효력발생시기에 관한 도달주의의 원칙에 의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3. 의사실현

청약자의 의사표시 또는 관습에 의하여, 승낙의 통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에는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있는 때에 계약은 성립한다.(532조) 이를 의사실현에 의한 계약의 성립이라고 한다. 즉 보통의 의사표시에서의 경우와는 달리 그 자체가 의사행위라고는 할 수 없는 행위에 의하여 효과의사의 존재를 추단할 수 있는 경우에 의사실현이 있게 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계약에 의하여 취득하게 될 권리의 행사로 볼 수 있는 행위, 계약상의 채무의 이행으로 볼 수 있는 행위, 그러한 이행을 위한 준비행위 등은 계약의 성립을 전제로 하여 행하여진다고 할 수 있으므로, 승낙의 의사표시로 인정되는 사실이 된다.

그리고 의사실현으로 계약이 성립하는 것은 의사실현의 사실이 발생한 때이며, 청약자가 그 사실을 안 때가 아니다.

반응형

'법학(法學) > 채권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권법] 채권자 취소권  (0) 2010.11.01
[채권법] 채권자대위권  (0) 2010.11.01
[채권법] 위험부담  (0) 2010.11.01
[채권법] 동시이행의 항변권  (0) 2010.11.01
[채권법] 계약 자유의 원칙과 제한  (0) 2010.11.01
Posted by CCIBO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