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리더(서장,청장)로서 바람직한 자질과 특성
한국의 역대 경찰청장들 가운데 가장 존경받는 인물은 누구일까? 1
최근 10년 이상 재직한 전국의 경찰관 500여명 중 49.9%는 이무영 전 청장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허준영 전 청장이 43.0%로 뒤를 이었다. 경찰관들이 이들 전 청장들을 선택한 이유는 근무여건개선(37.8%), 경찰위상확립(21.7%), 수사권조정(17.2%), 조직관리(12.6%) 등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경찰리더들이 조직을 위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으로는 근무여건개선이 24.5%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경찰위상확립(18.5%), 처우개선(13.1%), 수사권독립(12.7%), 정치적 중립(8.8%), 조직 내 의사소통(7.7%), 국민들로부터 신뢰회복(3.3%) 등의 순으로 주문했다.
이는 물론 경찰서비스의 대상인 국민들의 평가가 아니라, 조직원들의 평가이기 때문에 실제 경찰서비스가 어떻게 제공되었는지 여부보다는 조직 내 단결과 신뢰, 위상 확립, 처우 개선 등에 치중되어 있으나, ‘사회적 성숙도, 높은 내적 동기부여와 성취추진력, 인간 관계적 태도’와 같은 리더로서의 특성이 반영되어 있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결국 조직원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인정을 받는 경찰리더만이 자신의 정책을 온전히 수립하고 실시할 수 있으며, 이는 조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더불어 진정성이 우러나는 행복한 경찰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이 된다고 했을 때, 이들은 훌륭한 경찰리더였던 것이다.
현 우리의 청장인 조현오 청장은 경찰 내부에서 많은 비판적 평가를 받고 있다. 부하 직원과 소통이 되지 않고, 자신의 정책을 부정하는 경우 좌천시키는 등 포용력이 부족하며, 결과주의에 치중하고, 징계와 감찰조직을 따로 운영하여 권위주의적 맹종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이는 위의 존경받는 두 경찰청장과 상반되는 특성으로 보인다. 상부(청와대)에서는 어떠한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어 어떻게든 경찰청장에 앉혀놓았을지는 몰라도, 자신이 끌고나가야할 자신의 조직 내에서 조직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조직원들의 신뢰를 잃음은 리더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의미한다. 앞으로 조직원들에게 다른 면모(친화력, 조직화능력, 통찰력 등의 리더로서의 특성)를 많이 보여주며 신뢰를 쌓아가, 경찰 최고리더로서 자리잡아야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위대한 리더로 인정받는 이 중 거스 히딩크(Guus Hiddink) 감독이 있다. 그에게는 분명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뛰어난 조련술이나 탁월한 용병술 따위의 '기술'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약팀의 사령탑을 맡았을 때 진가를 발휘하는 그의 능력은 마치 부실기업을 우량기업으로 만드는 CEO의 그것과 비견할 만하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히딩크의 남다른 리더쉽이야말로 지금 경찰에게 필요한 지도자의 덕목이 아닐까 생각된다.
문제의 본질을 꿰뚫어 볼 수 있어야 한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경찰관의 의식과 자질이 문제"라고 말한다. 그래서 부단한 교양과 감독으로 기강을 잡으려 한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한국 경찰관들의 의식과 자질이 선진 외국과 비교하여 정말 열등할까? 절대로 그렇지 않다. 문제의 본질은 잘못된 제도에 있다. 검찰의 수사권 독점으로 노예가 되어 버린 경찰, 후진적인 근무체제와 인사제도 및 열악한 복지수준, 게다가 주먹구구식 조령모개 행정. 이와 같은 세계 최악의 근무여건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한국의 치안이 이만큼 유지되는 것은 한국 경찰관들의 의식과 자질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작은 바람에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일개 사건에 조직 전체가 우왕좌왕하고, 언론회사 종업원들이 휘갈겨 쓴 기사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는 경찰의 지도자들에게 철학이 없기 때문이다. 기껏해야 자신들의 입신출세와 무사안일을 사고와 행동의 지표로 삼는다면 작은 바람에도 갈대처럼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또한, 조직원들에게 가슴에 품을 수 있는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 가능성은 1%만 있어도 충분하다. 100일 작전 실적 거양, 독거노인 보호 철저, 근무기강 확립, 자체사고 방지.. 이런 초라한 눈 앞의 보여주기식 목표가 아닌, 가슴에서 일에 대한 열정이 우러나올 수 있는 큰 비젼이 필요하다.
경찰조직원을 보호하는 경찰리더가 되어야 한다. 자신의 조직원을 내치는 모습은 패배의 책임을 선수들에게 돌리기에 급급했던 본프레레를 비롯한 우리의 많은 경찰리더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이다. 조직원을 위해 언론과 여론에 맞서주는 경찰리더가 없다. 이 때문에 경찰조직원들이 사기를 잃고, 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것이다. 실무자와 지휘관 모두 하나의 팀이다. 서로를 믿고 일하며 팀웍을 갖출 수 있어야 한다.
이렇듯 리더에게는 참 많은 훌륭한 자질과 특성이 필요하다. 훌륭한 리더들은 이를 어느정도는 타고날 것이며, 어떤 부분에 있어서는 신경을 쓰고 고쳐나갔을 것이다. 나에게는 판단력, 전문성, 결단력, 열정, 이해력이 있다. 그러나 조직원들에게 사랑받고 조직을 멋지게 끌고나갈 수 있을만큼 충분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경찰조직을 멋지게 리드할 수 있는 경찰리더에게 필요한 자질은, 위에서 언급했듯 전문성이나 지능 따위가 아니다. 공감능력, 조직 전체가 하나의 팀을 이루어 서로를 믿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비젼을 제시하고 신뢰를 쌓도록 도와줄 수 있는 능력이다. 부족한 부분을 채워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충분히 권위적이고 계급질서가 뚜렷한 우리 조직에서는, 훌륭한 경찰리더는 조직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입장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경찰관 초임 시절의 사명감을 다시금 불태울 수 있도록 믿어주는 공감 능력을 가진 리더이다.
- 10년 이상 재직 경찰들…역대 청장 중 이무영씨 가장 존경 | 뉴시스 | 배민욱 | 입력 2009.11.27 11:11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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