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am I ?!/Book2020. 1. 2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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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임경선, 요조)

 

(임경선) 사람들은 보통 '나는 누구인가, 인생에서 무엇을 구하는가'의 답을 찾기 위해 머리 싸매고 자아 찾기를 하고, 이것저것 건드려보곤 해. 막상 해보니 '어라? 이게 아니었나?' 싶으면 또다른 것을 찾아보고...
... '나다운 삶'을 찾기 위해서라면 나는 그 반대방법이 낫다고 봐. '하고 싶은 걸 찾기'보다 '하기 실흔 걸 하지 않기'부터 시작하는 거지. 왜냐, '좋음'보다 '싫음'의 감정이 더 직감적이고 본능적이고 정직해서야. '하기 싫은 것 / 곁에 두고 싶지 않은 사람' 이런 것들을 하나둘 멀리 하다보면 내가 뭘 원하는지가 절로 선명해져. 글쓰기로 치면 일단 손 가는대로 편하게 막 써놓은 후에,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직감적으로 가지치기하는 거지. 그러면 글이 명료해지면서 내가 애초에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가 분명해지지. 더 나아가, 직감적으로 '아, 싫다'라고 느끼면 나를 그들로부터 격리해주는 것이 가장 본질적으로 '나를 사랑하는 법'이라고 생각해.


(요조) 감당해야 할 그 모든 짐을 감수하고서라도, 아무리 생각해봐도 '솔직함'은 살아가는데 장기적으로 '옳은 방법'인 것 같아. 솔직함을 포기하면 당장의 불편함이나 위기는 모면해도 가면 갈수록 근본적인 만족을 못 느끼고 '얕은 위안'으로 겨우 연명'하거든.
...
어떤 솔직함은 못됐다는 거 언니도 아시죠. 타인이 민망을 당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타인이 상처를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누군가는 솔직이라는 무기를 이용해요. 반면 누군가는 반대로 타인의 상처를 희석시켜주려고 아무도 묻지 않은 자신의 실패를 일부러 드러내면서 솔직을 사용하죠. 그런가 하면 누군가는 타인을 지키기 위해서, 타인이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끝끝내 솔직하지 못한 태도를 취하기도 하고요.

(임경선) 나에게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일'은 그저... 원래 멋졌던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게 바로 멋지게 나이들어가는 일인데.

(요조) 아무튼 사랑으로 엮인 관계 안에 계란처럼 비밀이 있다면 다들 조심조심했으면 좋겠어요. 뭐가 들었는지 일일이 바닥에 깨뜨리면서 이게 사랑이야! 라고 외치는 바보짓은 제발 좀 멈추고요.

(요조) 꽃은 인간의 애욕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애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 봐도 봐도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고, 멀리서 보면 화사하고 아름답고 청초한데, 가까이 들여다보면 정말 야하고, 음흉하고.

(임경선) 혹시 영화 <컨택트>를 본 적 있니? 원작소설의 제목은 '당신 인생의 이야기'이지. 한 과학자가 자신의 미래에 닥칠 어떤 불행에 대해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는데, 그 불행은 박완서 작가님의 말씀을 빌리자면 "아주 미량의 감미로움조차 없을 정도로" 압도적으로 슬픈 일이야. 그녀는 자신의 운명이 나중에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다 알면서도, 정해진 수순대로 담담하게 걸어가면서, 그 과정에서 누릴 수 있는 나름의 행복을 한껏 끌어안아. 마치 훗날의 불행에 대해서는 무엇 하나 모른다는 듯이. 영화를 보는 내내 그녀는 고통을 받아들인 사람만이 자아낼 수 있는 어떤 고요함을 보여주었지. 그래서 보는 사람에겐 오히려 더 예리한 통증과 울렁거림이 여운으로 남더라.
...
난 '어차피'와 '다 똑같아'라는 말 그 자체에도 반대하는 입장잉. 그것은 애초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차단하고, '안 좋아짐'을 기정사실로 해서 주변의 모든 것들을 단수낳게 하향평준화시키는 단어라고 생각해.

(임경선) 나는 '비겁한' 사람이 싫어.
...
비검함이 뭘까 곰곰이 생각해보았어. 나는 비겁한 사람이란 우선 자기 자신과의 문제가 아직 해결이 되지 않은 사람 같아.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그것을 해소하거나 해결하려는 의지가 부족하고, 과거의 상처가 있어도 그것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터드하거나 아물게 하려고 애쓰는 대신, 남을 탓하기 위한 명분으로 이용만 하는 느낌이야. 일단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으니 스스로에게 '정직'하지도 못해. 자기 자신한테 정직하지 못하니까 타인과의 관계에서도 뒤틀리고 꼬인 모습을 보여. 평소엔 잘 드러나지 않다가 결정적인 순간, 가령 자기나 주위 사람이 어려운 일을 겪게 될 때, 리트머스지 테스트처럼 그 사람의 본질이 나타나는 것 같아.

(임경선) '대외적으로' 가장 가까운 사이인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야. 서로에게 '언제라도, 아무 생각 없이, 아무 말이나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될 것. 특히나 같이 살고 있다면 참지 말고, 자신이 솔직하게 생각하고 느끼는 것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해. 갈등을 겪는 게 힘겹고 두려우니까 그냥 적당히 맞추면서 넘기거나, 핵심을 피하거나, 익숙함으로 산다고 체념하거나, 남편하게 다 맞춰주는 '너그러운 엄마 역할'은 하고 싶지 않아. 내 마음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격한 싸움이나 피눈물과 절망감이 동반된다고 해도, 이 사람에게만은 내 솔직한 마음을 전해야겠다고 늘 다짐해. 항상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임경선) 상대가 원하는대로 하기 위해 내가 무리해서는 안돼. 모든 인간관계에 해당되는 진리지. 내가 나를 억누르고 상대가 원하는 바대로 하게 두면, 그리고 아무리 봐도 그 요구가 부당해 보인다면, 내 안에 분노가 쌓이게 돼. 의무감에서 해야하는 것들이 있다면 진심으로 그 상대를 좋아할 수가 없어.

(요조) 여태 해왔던 자신의 일을 돌연 그만두고 다른 것에 도전하는 것만 용기가 아니라, 여태 해오던 일을 앞으로도, 가능한 오래, 변함없이 지속하기 위해 자신의 일상을 재조정하는 것도 정말 큰 결단의 태도인 것 같아요. 말하자면 자신의 현실적인 한계를 직시하는 용기인 것이죠.

(임경선) 오랜 상처를 그냥 나의 일부로서 가지고 살자고 결기있게, 밝게, 체념할 줄 알아야 해. 놓아줄 건 놓아주고, 보내줄 건 보내주고, 훌훌 털 거 다 털어버려야 하는 시기야.
...
몇 살이 되어도 고민하는 것은 좋은 거야. 고민한다는 것은 생각한다는 뜻이니까. 고민을 하니까 우리는 스스로를 찾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거야.

(요조) 하나의 통일된 시간의 흐름을 눈으로 좇아가며 우리는 타인과 약속을 하고, 비행기나 영화 예매를 하고, 잘 시간을 정하고, 일어날 시간을 정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지만, 정작 자기 인생에서는 제각각의 시계를 차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난번에 말씀드렸던 장강명 작가님이나 박산호 번역가님처럼 자신에게 남아 있는 전 생애를 추정해서 계산하는 시계를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언니나 저처럼 1년 정도의 시간만 계산이 가능한 시계를 차고 사는 사람도 있는 것 같고.

(임경선) 사랑을 더 하고 더 괴로워하겠는가, 아니면 사랑을 덜 하고 덜 괴로워하겠는가? 그게 단 하나의 진짜 질문이다, 라고 나는, 결국, 생각한다. ... 당신은 그게 진짜 질문이 아니라고 지적할지도-정확한 지적이다-모르겠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까.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질문이 성립하겠지.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으므로 질문이 되지도 않는다. 얼마나 사랑할지, 제어가 가능한 사람이 어디있는가? 제어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대신 뭐라고 부르면 좋을지 모르겠으나, 사랑만은 아니다. (줄리언 반스, 연애의 기억)

(요조) 제가 인류에 느끼고 있는 가장 서글픈 귀여움 중에 하나는 대체로 인간은 울다가도, 절망가다가도 배고픔을 느낀다는 거예요. 얼른 빵을 굽고 달콤한 잼을 준비하고 차가운 두유를 아끼는 잔에 따라야지.

(요조) 똑같이 비슷비슷한 삶을 사는 것 같아도 매 순간 공들여 임하는 사람의 인생은 어쩔 수 없이 윤이 나는가봐요.

(임경선) 노력하는 사람이 왜 멋진 줄 아니? 다른 멋진 사람을 보고 '멋지다'라고 순수하게 감탄하고 인정할 수 있어서 그래. 너의 노력하는 모습과 노력하지만 그거을 겉으로 굳이 티내지 않는 모습이 꽤 멋있다고 생각해.

(요조) 나 정도면 제법 삶을 유연하게 살고 있다고, 세상을 대하는 태도라면 지금의 나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내심 생각했거든요. 사실 누구나 저처럼 생각할 거예요. 세상은 자고로 이런거다, 라는 지론이 다들 자기가 살아온 삶을 통해 두툼해진 채로 우리는 어른이 되잖아요. 그리고 이런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우리는 타인들을 그다지 설득하고자 하지도 않죠. 보통은 근야 아, 그렇구나, 하고 넘길 뿐이에요. 저 사람은 나랑 생각하는 게 다르네, 하고 거기서 그냥 끝.
...
'나는 태어날 때부터 행복이라는 대전제 안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만 기억하고 싶다. 더이상 자잘하게 행복을 구체화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보면 나는 불행까지도 하나하나 느껴야 할 텐데 그게 싫다. 나는 아픈 게 싫다.'
...
이제는 행복이라는 걸 끼니라고 생각하려고 해요.
아무리 꽉꽉 배부르게 먹어도 몇 시간이 지나면 또 어김없이 찾아오는 허기처럼 최대한 맛있는 거 먹고 배부름을 잠깐 만끽하고 다시 배가 고프면 또 맛있는 걸 찾아헤매는 식으로 행복을 다루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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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
Who am I ?!/Book2019. 10. 14. 0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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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 임경선 에세이

연애에 바라는 것
어떤 분들은 자신의 특정문제에 통용되는 '연애 비법'을 알려달라고 부탁한다. 사람을 사랑하는데 비법이라니. 기술, 그런게 무슨 필요가 있을까. 굳이 있다면 당신 스스로 매력적이고 괜찮은 사람이 되는 것 말고는 없다. 나는 늘 그대로이면서 상대에게는 높은 기준을 들이대는 것은 오만하지 않을까? 밀도 당기기도 어차피 '덜' 좋아하는 사람만이 행사할 수 있는 행동이다. 마음을 억누르고 머리를 써서 밀고 당기기를 했다고 해도 얼마 각지 않아 본심이 드러난다.
상처받지 않기를 원한다면 아무것도 시작할 수 없다. 어차피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어김없이 상처받게 되어 있다. 연애를 하고 싶다면서 '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하지만 그만큼 슬픔과 분노와 목마름도 겪어야 한다. 머리를 짜내서 최적의 전략으로 접근한다 해도 사랑처럼 유동적이고 비합리적인 감정이 없기 때문에 이치대로, 논리대로 되지 않는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본질일지도 모르겠다.
사랑을 빌미로 상대를 내 입맛에 맞게 변화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대로 변해주지 않으면 이 사람은 더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단정짓는다. 연애 초기의 흥분이 가시면 특히 상대가 변했다고 속생해하지만 연애초기가 특수상황이고 이젠 상대를 믿고 편해지니까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뿐이다. 상대는 오로지 내가 먼저 변해야만 변할 수 있다.
역으로 사랑받기 위해 무리하는 것도 곤란하다. 무리한다는 것은 내가 아닌 내가 되는 것이다. 인간관계에서 무리하면 안되는 이유는 무리한 대가를 언젠가는 상대에게 딱 그만큼 받아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것고 힘든 연애의 서막을 예고한다.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감당하려고 애쓰는 것은 착한 게 아니라 비굴한 것이다. 그것은 그저 갈등이 생기거나 버림받는 것이 두려워서 미리 자신을 상처입힐 뿐이다.
사랑은 이래야만 해, 라며 자꾸 사랑을 정의하고 범위를 좁히는게 아니라, 이럴 수도 있다며 숨 쉴 수 있는 공간을 넓혀줘야 한다.
연애는 부모가 나를 사랑한 이래로 나의 존재가 전적으로 타인으로부터 긍정을 받는 유일한 경험일지도 모른다. 더불어 나밖에 몰랐던 내가 타인을 향해 깊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경험이다.

기꺼이 상처받을 것
사랑에서 취해야 할 단 하나의 태도가 있다면 나 자신에게는 '진실함', 상대한테는 '관대함'인 것 같다. 사랑하면 상대 앞에서 자신 있게 무력해질 수가 있다.

나의 사랑만은 특별하니까
사람들이 사랑에 대해 심하게, 어쩌면 영원히 착각하는 한가지는 바로 사랑은 '좋고 행복할 것'이라는 믿음이다. 물론 그것은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대개의 큰 기쁨을 주는 것들이 그렇듯, 그 뒤엔 보이지 않는 짐들이 딸려 있다. 예민함, 오해와 질투, 구속과 의심, 육체적이고 심리적인 피로, 그리고 아마도 확실한 이별 같은 것.
연애에는 고통과 슬픔이 동반함을 주변에서 많이 목격해서 익히 잘 알고 있다. 단, 이것이 '나의' 문제가 되면 달라진다. '나의' 사랑만은 다를 것이라 확신한다. 왜냐, '나의' 사랑만은 항상 특별하니까.

같은 불완전한 인간
모든 사람이 나이가 들수록 지혜롭고 관용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고집스러워지고 어린아이처럼 이기적이 된다. 

네가 내 곁을 떠난다 해도 인생을 계속될지도 몰라
나는 서로를 좋아하는 두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완전에 가까운 애정표현은 결혼이라 생각하고, 결혼을 하면서 다른 인간에 대해 깊이 이해하거나 내가 이해받으려고 노력한다는 면에서는 결혼이 꽤 의미있는 행위라고 생각한다. 

현실 생활에서의 평등
평등의 모습이 항상 5대 5일 필요는 없다. 어떨 때는 1대 9일 수도, 3대 7일수도, 6대 4일 수도, 8대 2일 수도 있다.
정말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조금 더 했다고 손해봤다며 억울해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반대의 경우로도 인생의 많은 날들을 채우게 될 테니까. 서로의 노고를 고마워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걸로 경시하지 않는 것, 그것을 받아들이기만 해도 많은 것들은 사랑으로 함께해나갈 수 있다. 

인간관계 스트레스 대처법
혼자서 잘 서 있을 수 있어야 타인과 함께 있을 때도 더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고, 마음이 통하지도 않는 누군가로 공허함을 가짜로 채우기보단 차라리 그 비어있는 시간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는 것이 낫다. 그래야만 내가 앞으로 어떤 사람들과 있어야 진정으로 나답고 편안할 수 있을지를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계는 화학작용
'당신은 너무나 좋은 사람이지만 나와는 안 맞는 것 같다'가 공식적인 이별 메시지였다. 이런 진부한 멘트를 날리는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리고 우진에게 미안했다. 자신의 허접한 이별통보를 저토록 객관적으로 괜찮은 사람이, 그것도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이 받는 것은 내가 생각해도 불공평해 보였다. - 소설집 '어?떤 날 그녀들이'의 단편 '크리스마스이브에 생긴 일' 中

몸이 그대를 거부하면 몸을 초월하라
우리가 함께 하는 것, 사랑을 나누는 것도 진실이지만 동시에 결국 제 삶의 무게는 혼자서 짊어진다는 것도 진실이다.

과거가 현재를 지탱한다
과거의 그 어떤 일에 대한 경험도 쓸모없는 것은 없다.
'변화'라는 개념은 전혀 새롭거나 화려한 것이 아니다. '변화'는 '변하지 않는 것'에서 온다.

나를 쉽게 위로하지 않을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현실적으로 무리할 수 밖에 없다.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어떻게 흘러흘러 이렇게 되었다, 는 말은 대개가 거짓이다. 무리하는 것이 되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원래 하던 대로 하고 있다면 내게는 그 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내가 무리한 만큼 앞으로 전진하고 선택의 폭이 넓어지면서 인생의 기회가 열리는 것이 현실이다.
노력하면 바라는 모든 것을 이룰 거라고 장담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적어도 최선을 다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그 나름의 보상이 주어진다. 게다가 열심히 노력하는 일은 주저앉아 한숨만 쉬거나 세상을 원망하거나 나를 놔버리고 자기 혐오에 빠져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즐겁고 신나는 일이다.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에 몰입하는 기분은 내가 생생히 살아서 숨귀고 있다는 실감을 안겨준다. 그렇게 조금씩 걸어나가는 일, 건전한 야심을 잃지 않는 일은 무척 중요하다. 결국 열심히 한 것들만이 끝까지 남는다.

실패에 대처하는 방식
실망스러운 일을 겪게 되면서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어 그것이 장차 힘이 되어주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게 된다는 것은 좋은 일일지만... 기왕이면, 가급적이면 실패까지 가지 않도록 잘해야겠지요. - 미국 방송인 코난 오브리언의 '다트머스 대학교 졸업축사' 中

타인과의 비교
일이나 해. 인생은 짧아. 가만히 앉아서 우리가 하는 일에[ 대해 쓰레기 같은 이야기를 하는 대신에, 진짜 일을 해. 신께서 재능을 주셨지만 살날은 많지 않으니까. - 소설가 스티븐 킹

부탁과 거절
부탁이 부탁다우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부탁이라는 것은, 그 사람 아니면 도저히 해결 방법이 없을 때, 아무런 다른 대안이 없을 때, 부탁한 데에 대한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를 각오와 부담감을 가질 때 하는 것이다. 부탁에 대한 무게와 신중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의 부탁이라면 들어줄 생각이 들겠지만 상대방이 너무 쉽게 내게 부탁하면 '저 사람은 도대체 뭘 믿고'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언제 그렇게 친했나 싶기도 하고, 심지어 '하찮은 부탁'처럼 표현할 때는 기분도 상한다.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지,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이 정도 부담없는 부탁도 안 들어줘?처럼, 부탁하는 사람이 너무 당당하면 노력은 내가 하면서도 만만한 인간 취급받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 '이 정도 부탁은 당연히 들어주겠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부탁했다면 애초에 실수다. 사람들 사이의 상호 의존에 필요한 것은 섬세함과 세심함이다.
역으로 거절을 할 때는 조금의 여지도 없이, 단칼에 거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제 타이밍에 거절하지 못하면 두고두고 마음이 무거워지는 결과를 낳는다.

내 마음이 편안한 삶의 태도는 무엇인가
저는 태도라는 게 결국 'How'의 문제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 그 사람이 경찰이라서 좋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어떤' 경찰이라서 좋다예요. 이 'How'의 문제가 저한테는 무척 중요한 것이고, 그 사람의 매력을 가장 잘 부각시켜주는 요소라고 생각해요. 직업이 같아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게 달라지기도 하고요.

관계는 이름이 아니라 교감이다
저는 늘 관계에 이름을 붙이지 말라고 얘기해요. 프레임 짓기를 하지 말잘까. 연애 관계, 결혼 관계, 그거 필요 없거든요.
결혼은 연애의 연장에 불과한 거고요. 결혼의 본질은 혼인신고서가 아니라 서로의 교감이예요. 육체적인 관계조차도 사실은 별거 아니에요. 결국에는 좋아한다는 감정이 다예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제가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은 것 중 하나예요. 그리고 성인으로서 괜찮은 일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가끔 힘들때도 있긴 하지만 그것도 인생의 한 부분이고요.

꿈은 없어도 되지만 내가 없으며 안된다
꿈이라는 말 대신에 '내가 하고 싶은 일'. 
내가 무언가를 하고 싶어할 때는 그것의 동기가 중요하다.
제가 제일 싫어하는 말이 '오늘도 무사히'예요. 그렇게 살려고 하다보면 어떤 경우도 나답게 살 수가 없는 거예요.

나다움, 그 사람다움을 인정하는 길
공정함이라는 게 결국에는 개인의 그 사람다움을 얼마큼 인정해줄 수 있는가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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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
Who am I ?!/Book2019. 8. 28.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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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울 것 - 임경선 에세이

자유란 무엇일까.
내 마음과 영혼이 시키는 일을 내 몸이 자연스럽게 실천하는 가장 편안한 상태일 것이다.
이제는 행복감을 느끼는 일이 안일한 위로를 향한 도피가 아닌 엄청난 재능임을 안다. 그것은 사실 이것이 있어서 행복하다가 아니라, 이것이 없어도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이다.
욕망을 충족하는 것과 감정적으로 행복해지는 것은 비슷한 듯 엄연히 다른 성질을 지녔다. 특정 조건들을 갖추느냐 마느냐와 상관없이, 내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기질은 별도의 독립적 성질이다. 행복과 욕망은 옆에서 각자 따로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욕망을 충족하는 것과 행복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축의 문제이기에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욕망을 포기하고 주어진 현실에 만족해야 한다'라는 흔히 듣는 겸손한 말은 맞지 않다.

솔직하다는 것.
솔직함이란 감정에 따라 일어난 생각을 숨기지 않고, 타인을 의식하지 않으며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성향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이유는 평소 좋은 마음 상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해왔고 그로 인한 자신의 선한 의지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선한 의지를 바탕으로 한 솔직함은 사람과 사람을 보다 깊은 곳에서 연결해준다.
'아, 나만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한 건 아니었구나.'
상대로부터 제대로 이해받고 있다고 느낄 때 드는 안도감과 충족감, 그런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이는 서로에게 깊은 친밀감을 가진다.
속마음을 드러내는 대신, 예의 바름을 우선시하는 사람들도 있다. 예의 바름은 '방어적'이기도 하다. 그들은 인간의 선의를 있는 그대로 믿지 않는다. 그들에게 솔직한 감정이란 비틀어진 질투와 욕망, 애증, 꼬인 자의식 등의 불편하고 복잡한 감정들의 뒤섞여 있는 것을 의미한다. 자기 내면의 생각이 악의적이고 누군가를 상처입힐 수 있다고 여기는 만큼 남들도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솔직하기보다는 심리적 가면을 쓰고 상처 받지 않을 정도로 관계의 적당한 거리를 지키고자 한다.
난 원래 이렇다, 라고 일방적으로 선언해버리는 솔직함은 궁극의 자기 합리화이자 정신승리 혹은 변명이 도리 수 있다.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 없고 객관적이지 못하고 머리가 굳어서 그 어떤 변화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태도다. 이러한 솔직함은 생각이 유연하지 못한 자기 고집에 불과하다.

소설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시작했다면 어떤 형태로든 완성시키는 것이었다. 엉성하고 밀도가 부족하더라도 일단 어떻게든 처음부터 끝까지 써내고 마침표를 찍어보는 일이 중요했다.

가만 보면, 꿈을 이룬다는 것은 선천적인 재능만으로도 안되고 후천적인 노력만으로도 안되고 운만으로도 안되는 것 같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데서 생존은 시작된다. - 파이 이야기

이별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그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했던 시절의 모습만을 선택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 황홀감을 포기하고 싶지 않고 어쩌면 그 마음의 일부가 여전히 그 사람 속에 남아 있지 않을까 기대하게 된다. 그러나 내가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그 사람은 이제 더이상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몹시 슬픈 일이지만 어쩔 수 없다. 받아들이고 추스리고 다시 내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것들은 시간이 해결해준다. 세상에는 시간이 어느정도 경과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혹은, 세상에는 시간만이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긴 시간이 지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스스로가 그 상황에서 벗어나기 싫은 것은 아닌지 자문해볼 필요가 있다.

양자택일의 문제.
아무튼 일은 실제로 경험해보는 것 말고는 결코 그 적성도를 알 방법이 없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무리를 해야 기회가 열린다. 추진동력을 가지려면 그 일을 해보고 싶다는 간절함 이상으로 내게 주어진 시간은 이것밖에 없다는 절박감을 느껴야 한다. 기회와 타이밍도 제한되어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그 모든 것을 감안해야 겨우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꿈꿔볼 자격이 주어지는 것이 냉혹한 현실의 모습이다.

비슷한 취향이나 취미를 가지면 말이 잘 통하고 서로에게 호감을 느낀다.
같은 정치적 지향점을 가졌다면 신뢰감을 느낀다.
좋아하는 대상이 같다면 서로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미워하는 대상이 같다면 강한 동질 의식을 느낀다.
하지만 그 무엇도 같은 종류의 고통을 겪어본 사람들간의 유대감에 비견할 만한 것은 없다.

"마지막엔 조금 괴롭다 싶을 정도로 운동을 해야 그때 체력이 딱 그만큼 느는 겁니다."
"제대로 운동이 되는 순간은요, 더 이상은 못하겠다 싶을 때, 숨차서 죽을 것 같을 때, 다섯 개만 더, 한 개만 더, 이렇게 쥐어짜낼 때, 그때 진짜 운동이 되는 거예요."
트레이너는 내가 막판에 힘들어할 때마다 늘 이렇게 알려주었다. 괴롭다고 신음하며 겨우 해내는 마지막 대여섯 번의 운동 동작이 실질적으로 내몸을 바꾼다고. 편하게 하던대로만 운동하면 체력이나 근력의 현상 유지는 될지 몰라도 그 이상은 늘지 못한다고.
그러고 보면 인생의 다른 일도 마찬가지 아닌가. 편하고 익숙한 것들을 넘어 조금씩이라도 새로 도전하거나 무리하지 않는다면 현상 유지는 될지 몰라도 실력이 늘지 않는 이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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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CCIBOM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