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法學)/법학개론2010. 4. 20.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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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법치주의의 원리


A.법치주의에 대한 일반적 이해

 

I.법치주의의 의의

1.법치주의의 개념

­ 법치주의란 일반적으로 인간이 아니라 법이 통치해야 한다는 말 → 인간이란 감정에 치우쳐 자의적으로 통치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에 대한 불신을 기초로 순간적 감정과 자신의 이익에 따라 그때그때 변화하지 않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법에 의한 통치가 행해져야 한다는 것

­ 결국 인간에 의한 통치에서 초래될 자의적 통치가 아닌 법에 의한 객관적ㆍ공정한 통치에 의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려는 것

 

2.법치주의의 실질적 의의

­ 그러나 법에 의한 통치가 반드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님

­ 과거 법실증주의자들과 같이 법의 내용이야 어떻든 일단 법이라는 이름으로 성립된 법은 모두 존중되어야 한다는 식으로 법의 내용적 정당성을 도외시하고 법의 형식적 합법성만을 강조하게 되면 법에 의한 통치는 오히려 인간에 의한 통치보다 더 무섭게 인간의 자유와 권리를 말살시키는 수단이 될 수도 있음

­ 결국 법치주의에 있어서 법이란 이러한 법실증주의적 의미의 형식적 합법성만을 갖춘 법이 아니라, 「옳은 법」, 「법다운 법」, 즉 「정법(Recht)」이라는 내용적 정당성까지 갖춘 법에 의한 통치를 의미함

 

☞「법의 이념은 정의를 실현하는 것이다」라는 말도 이런 의미에서 이해할 수 있음

☞법치주의원리의 내용이 시대와 국가에 따라서 그 내용이 변할 수 있는 것이라 할지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법치주의의 기본내용은:

① 국가권력을 법에 구속시켜 국가권력을 완화하고

② 이를 통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는 것

 

 

II.법치주의사상의 발전

1.근세 이전 법치주의의 기원

­ 법과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는 법치주의의 기원은 고대 그리스 시대에 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음

① 그리스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 정의와 이성의 지배를 주장하였음

② 중세 스콜라철학에 의할 경우에도 인간의 사회생활조직체는 신이 정한 질서에 포함되기 때문에 「군주도 법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됨

­ 그러나 이 경우는 국가권력이 법에 의해 행사되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의 담당자인 군주가 법의 밑에서 통치한다는 의미로서 현재 우리가 말하고 있는 법치주의원리의 직접적 형태였다고는 말하기 힘듦

 

☞결국 법치주의사상의 직접적인 뿌리는 근세 시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절대군주와의 투쟁과정에서 발전되고 형성된 것으로 볼 수 있음 → 법치주의사상은 이러한 과정에서 국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발전하여 왔으며, 그 중에서도 영국에서의 법의 지배독일에서의 법치국가원리가 이 후 법치주의사상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음

 

2.영국의 법의 지배

1)13세기 이후 「보통법의 지배」

­ 영국에서는 13세기 말 사법제도의 정비와 함께 판례법을 중심으로 하는 보통법(common law)이 발전하였음

­ 보통법이 국왕까지도 구속한다는 사상이 발달하여 보통법의 지배라는 의미에서의 「법의 지배」(rule of law)원리가 싹트게 됨

 

☞특히 1628년 「권리청원」(Petition of Rights)을 기초하기도 한 에드워드 코크(Sir Edward Coke, 1552-1633)는 「법은 여러 세대가 숙고한 결과이며 여러 세대의 경험에 의하여 검증된 것이고 항상 보충되고 개선되는 것이기 때문에 역사적 발전의 결과이자 현실화된 이성」이라고 파악하고, 「보통법은 이처럼 이성이기 때문에 교회와 국가권력을 구속한다」라고 말하여, 「누구도 스스로를 법보다 더 현명하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Neminem oportet esse sapientiorem legibus)고 결론을 지었음

 

2)17세기 이후 「의회제정법의 지배」

­ 영국에서 법의 지배원리가 확립된 것은 대략 17세기 이후 명예혁명을 거치면서라고 할 수 있음

 

☞이 시기 자유주의적 국가이론의 대변자인 존 로크(John Loke, 1632-1704)는 국가의 전횡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인간에 의한 통치가 아닌 법에 의한 통치를 주장하면서, 「모든 통치는 단지 제한된 위임에 지나지 않으며, 이 위임된 통치는 실정법에 따라 수행되어야 한다」라고 하였음

­ 이러한 법의 지배사상은 17세기 이후 특히 1688년 명예혁명(Glorius Revolution)을 거치는 동안 자의적 통치에 대항하는 투쟁의 과정 속에서 성립되어, 1689년 권리장전(Bill of Rights), 1701년 왕위계승법(The Act of Settlement) 등에 반영되었음

­ 명예혁명이후 군주의 권한은 크게 약화된 데 반해 의회의 권한은 크게 강화되어 주권이론에서 배운 바와 같이 이른바 의회주권(Supremacy of Parliament)이 확립되었음

­ 의회주권의 결과 국가권력의 행사는 국민의 대표로 구성된 의회가 제정한 법에 의하여야 한다는 요청이 나타나, 보통법의 우위에서 의회제정법의 우위라는 사상이 관철되었음

 

☞결국 법의 지배는 「보통법의 지배」에서 「의회제정법의 지배」를 의미하게 되었음

 

3)절차법적 중심의 법의 지배

­ 19세기 말 앨버트 다이시(Albert V. Dicey, 1835-1922)는 「법의 지배」원리를 이론적으로 체계화 함

­ 다이시는 법의 지배의 의미를 ① 정규법의 우위, ② 법 앞의 평등, ③ 영국헌법의 특수성 이라는 세 가지로 정리하고, 이 중 영국헌법의 특수성으로서의 법의 지배란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다 효율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절차법적 측면에 중점을 두는 법원리」라고 설명함

 

☞결국 영국에서의 법의 지배는 다이시가 지적한 바와 같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절차법적 측면에 중점을 두는 법원리」로 확립됨 →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의 법의 지배가 형식적인 것에 치우치지 않는 이유는 민주주의를 통한 보완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됨

 

3.독일의 법치국가

1)법치국가사상의 기원

­ 독일의 법지주의사상은 영국에 비해 늦었지만 독특한 형태로 발전하여 오늘날 법치주의의 원리가 발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게 됨

­ 독일에서는 법치주의의 원리를 법치국가(Rechtsstaat)라는 국가유형의 한 형태로 이해하여 발전하였음

 

2)칸트의 영향

­ 독일의 법치국가사상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바로 칸트(Immanuel Kannt, 1724-1804)의 관념론적 국가철학

­ 칸트는 국가란 인간의 자유ㆍ평등ㆍ자결을 보장하기 위한 이성법(Vernunftrecht)을 실현하는 데에만 그 목적이 있다고 하여 국가의 목적을 제한하고, 국가는 그 조직이나 활동에 있어서 언제나 이러한 이성법의 원리에 따라야 한다고 하여 이성법이 국가를 구속한다고 주장함 → 물론 칸트는 법치국가란 용어를 명확하게 사용하지 않았지만 이러한 칸트의 사상은 독일의 법치국가사상의 형성에 특히 현대의 실질적 법치국가사상의 형성에 이념적 기초를 제공한 것으로 됨

 

3)법치국가사상의 형성

­ 19세기 초에 비로소 법치국가란 말이 형성되기 시작함

­ 법치국가란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사람은 (Robert v. Mohl, 1799-1875)이라고 알려짐

­ 몰은 법치국가를 이성국가(Verstandstaat)로 간주하고, 「법치국가란 계약으로 구성되고 그 활동이 개인의 자유를 위해 제한되는 새로운 형태의 국가로서 정확한 법률을 제정하고 시민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원을 설치하는 국가」라고 정의함

 

4)형식적 법치국가사상의 등장

­ 19세기 중엽 이후 특히 1849년 프랑크푸르트헌법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독일의 법치국가사상은 슈탈(Friedrich Julius Stahl), 베어(Otto Bähr), 마이어(O. Mayer) 등에 의해 내용적으로 축소되고 형식화되기 시작함

­ 법치국가는 더 이상 국가유형 또는 새로운 국가원리가 아니라 단지 국가권력을 완화시키는 형식원리로 이해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정치적 자유의 보장과는 연관성이 없는 비정치적 형식원리로 이해되어 민주주의와의 관련성 역시 부정되기에 이름 → 이러한 법치국가의 형식화 현상은 1919년 성립된 바이마르공화국에서 더욱 심화됨

 

☞가령 칼 슈미트의 경우 법치국가원리를 정치적 국가질서와는 구분되는 비정치적 원리라고 이해하여, 법치국가원리란 정치적 국가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구성원리가 아니라 비정치적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단지 국가권력을 제한하여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으로 이해 함

 

☞한스 켈젠은 법치국가를 엄격한 「합법성의 체계」(Legalitätssystem)로 이해하여 법치국가란 특수한 내용의 국가질서가 아니라, 국가의 행위를 법질서의 바탕 위에 두는 것으로 이해함 → 법치국가란 단지 법에 의한 통치가 행해지는 국가

 

5)실질적 법치국가사상의 등장

­ 결국 법치국가의 원리는 더욱 형식화되어 법의 내용과 관계없이 법이라는 이름으로 통치되는 국가란 모두 법치국가로 이해하게 됨

­ 이러한 형식적 법치국가사상은 결국 합법적 불법통치라는 나치시대의 엄청난 인권유린과 결합되어 법에 의한 지배가 인간에 의한 지배보다 더욱 더 무서울 수 있다는 가르침을 주게 됨 →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2차 대전 이후 독일에서는 법치국가를 더 이상 형식적으로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이해하게 되었음

­ 실질적 법치국가는 자유ㆍ평등ㆍ정의의 실현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것이 궁극적 목적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러한 목적을 실현시키기 위해 단순히 국가권력을 법에 의해 제한시키는 소극적 원리뿐만이 아니라, 실질적 정의의 실현을 위해 국가권력을 적극적으로 형성하는 적극적 성격을 띠는 국가구성원리라고 할 수 있음

 

 

B.우리나라에서 구체화된 법치주의의 원리

I.법치주의의 실질적 요소

1.인간의 존엄성

­ 우리 헌법은 제10조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라고 하여 인간의 존엄성을 규정하고 있음

­ 인간의 존엄과 가치는 법치주의의 원리가 추구하는 최고의 목표라는 의미에서 실질적 법치주의의 이념적 기초라고 할 수 있음

 

2.자유와 평등

­ 헌법상의 여러 가지 자유권의 보장과 평등권의 보장 또한 법이 추구해야할 이념적 목표라는 의미에서 실질적 법치주의원리의 구성요소

☞특히 헌법 제11조의 평등원칙은 단지 「법 앞의 평등」 또는 「법적용의 평등」이라는 형식적 평등이 아니라, 내용상으로도 평등한 법의 평등이라는 의미의 실질적 평등을 의미

☞우리 헌법의 자유와 평등의 보장과 이를 통한 인간의 존엄성 보장은 법치주의의 형식적ㆍ제도적 요소들이 추구해야 할 실질적 법치주의의 내용을 이룸

 

 

II.법치주의의 형식적 요소

1.법의 최고성

1)법의 최고성의 의의

­ 법의 최고성(Primat des Rechts)이란 법이 국가의 모든 행위와 작용의 최고 기준이 된다는 의미 → 국가의 모든 활동에 대한 최고의 기준은 법이 된다는 의미

 

2)법의 최고성의 내용

a.헌법의 우위

­ 헌법의 우위(Vorrang der Verfassung)란 어떠한 국가행위도 헌법과 모순되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 → 입법ㆍ집행ㆍ사법의 모든 국가권력의 행사는 헌법에 구속된다는 의미

☞특히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권도 헌법에 구속되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되는 내용의 법률은 의회가 제정한 경우에도 무효로 선언할 수 있다는 위헌법률심판권이 인정되는 근거

 

b.법률의 우위

­ 법률의 우위(Vorrang des Gesetzes)란 입법의 형식으로 행해지는 국가행위는 그 밖의 모든 국가행위에 우선한다는 의미

­ 국민의 대표기관인 의회가 제정한 법률 따라서 직접적 민주적 정당성에 기초한 법률이 존재하는 한 다른 모든 국가권력은 이러한 법률의 규정에 구속된다는 의미

 

2.기본권의 보장

­ 법치주의란 본래 국가권력을 법에 구속시킴으로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등장함 → 따라서 기본권의 보장은 법치주의의 직접적이고 핵심적인 내용

 

3.권력의 분립

­ 전통적 의미에 따른 권력분립의 원리에 의하면 권력분립은 국가권력을 입법ㆍ집행ㆍ사법으로 나누어서 상호 통제와 억제를 통해 권력의 균형을 이룸으로써 국가권력을 완화시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려는 것이므로 법치주의의 중요한 내용

 

☞이러한 권력의 분리(Gewaltentrennung)와 권력의 균형(Gewaltenbalancierung)을 내용으로 하는 전통적 권력분립의 원리는 과거 입헌군주국가 시대 군주의 독단적 권력을 분리해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었음 → 즉 이미 존재하는 국가권력을 분할하는 원리 → 기관의 분립

 

그러나 오늘날의 민주국가에서는 국가권력이 이미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통일체로서의 국가와 국가권력은 인간의 끊임없는 의식적 노력에 의해 항상 새롭게 형성되고 유지되는 것 → 이러한 현대적 의미의 민주국가에서 권력분립의 원리는 이미 존재하는 국가권력을 소극적으로 분리하여 억제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개개의 국가권력을 구성하고 거기에 권한을 부여하여 국가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그 의의가 있음

오늘날의 권력분립의 원리는 국가기관 상호간에 권한을 확정하고 상호 억제와 균형을 유지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국가기능을 구별하고 그 기능에 맞는 국가기관을 창설하여 그 기능을 행사할 권한을 부여하는 국가권력의 조직원리 기능의 분립

 

4.법률유보의 원칙

1)법률유보원칙의 의의

a.법률유보의 개념

­ 법률유보의 원칙(Grundsatz des Gesetzesvorbehalt)이란 행정은 법률 자체에 의해서 또는 법률에 근거하여 활동권한이 인정된 경우에만 구체적 활동을 하는 것이 허용된다는 원칙

­ 집행부의 활동은 법률을 통해 구체적 활동권한이 인정된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원칙

 

5.포괄적 위임입법의 금지

1)행정입법의 의의와 필요성

­ 법치주의적 요청에 따라 국민의 자유와 권리에 관한 사항은 의회가 법률의 형식으로 규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함

­ 그러나 국가의 적극적 활동을 전제하고 있는 현대 사회국가적ㆍ행정국가적 요청을 모두 의회가 제정한 법률로 직접 규정한다는 것은 오늘날 가능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적합하지도 않음 → 특히 ① 전문적ㆍ기술적 사항에 대한 입법의 증가, ② 폭주하는 행정을 신속하게 처리할 필요성의 증가 등으로 인해 오늘날 행정부 스스로가 구체적 법과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행정입법의 필요성이 인정됨

 

2)행정입법의 종류

a.법규명령과 행정명령

­ 법규명령(Rechtsverordnung)이란 행정기관이 헌법에 근거하여 국민의 권리 ·의무에 관한 사항(법규사항)을 규정하는 것으로, 대국민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적 명령

­ 행정명령(Verwaltungsverordnung) 또는 행정규칙(Verwaltungsvorschrift)이란 행정기관이 헌법상 근거를 요하지 아니하고, 자신의 고유권한으로 일반국민의 권리ㆍ의무와 직접 관계가 없는 비법규사항을 규정하는 것으로, 행정조직의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지 아니하는 규칙

 

b.위임명령과 집행명령

­ 위임명령(Auftragsverordnung, übertragene Verordnung)이란 헌법에 근거하고 법률의 위임에 따라 발하는 명령

­ 집행명령(Ausführungsverordnung)이란 헌법에 근거하여 법률을 집행하는 데 필요한 세칙을 정하는 명령

 

3)위임입법의 한계

­ 행정입법의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에도 이를 무제한 인정할 경우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할 자의적인 행정이 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제한된 범위 내에서만 이를 인정하는 것이 일반적

­ 법률이 행정기관에 입법권을 위임하는 경우에 「위임하는 사항과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지 아니라고, 특정의 행정기관에게 입법권을 일반적ㆍ포괄적으로 위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는 포괄적 위임입법금지의 원칙이 도출됨

­ 일반적ㆍ포괄적 위임은 사실상 입법권의 백지위임과 다를 것이 없으며, 의회입법의 원칙을 원칙적으로 부인하는 것이 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자의적 행정이 될 위험으로 인해 인정되지 않고 있음

 

☞우리 헌법도 제75조 전단에서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에 관해서만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포괄적 위임입법을 금지함

­ 입법자가 법률로써 확정하여야 하는 위임범위의 구체성의 정도는 법률에 이미 법규명령으로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법규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함

 

☞위임의 구체성이나 명확성의 요구의 정도는 규율대상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음

 

※헌법 제75조 [대통령령]: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

※헌법 제95조 [총리령ㆍ부령]:

국무총리 또는 행정각부의 장은 소관사무에 관하여 법률이나 대통령령의 위임 또는 직권으로 총리령 또는 부령을 발할 수 있다.

 

6.사법적 권리보장

­ 사법적 권리보장이란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침해된 경우 일반법원이 이를 구제하고 보장하는 제도

­ 국민의 자유와 권리의 보장을 보장하기 위한 법치주의의 원리는 공정하고 광범한 사법절차의 보장을 통해서 실현될 수 있음

 

7.법적 안정성의 원칙

1)법적 안정성의 의의

­ 법적 안정성은 법이라는 구속력 있는 규정들을 통해 확고한 질서를 만들어 내어 안정적 질서를 만들어 낸다는 이른바 법을 통한 안정성(Sicherheit durch das Recht)을 의미하기도 함

☞일반적으로 법적 안정성이란 ① 법규범의 내용이 명확해야 한다는 「법적 명확성의 원칙」과 ② 법규범의 지속성을 통한 신뢰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법의 안정성」(Sicherheit des Rechts)으로 이해됨

 

2)법적 안정성의 내용

a.법적 명확성의 원칙

­ 법적 명확성의 원칙이란 법률을 비롯한 법규범의 내용은 개인이 이를 예상하고 계산하여 자신의 행위를 그에 맞추어 조절할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하고 정확하게 조문화되어야 한다는 원칙

☞특히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법률의 경우 명확성의 원칙은 더욱 더 요청됨

 

b.법규범의 계속성

­ 법규범의 계속성(Beständigkeit der Rechtsnormen) 또한 법적 안정성의 요청으로 개인이 자신의 생활형성의 기초로 삼고 있는 법규범은 일정기간 존속하리라는 것을 신뢰할 수 있도록 계속 존속해야 한다는 원칙

­ 한번 제정된 법규범은 원칙적으로 존속력을 갖고 자신의 행위기준으로 작용하리라는 개인의 신뢰를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이른바 신뢰보호의 원칙을 보호하기 위해 요청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음

☞신뢰보호의 원칙과 관련하여 요청되는 것이 이른바 「소급입법 금지의 원칙」:

다만 소급입법의 경우에도 개인에게 부담을 지우는 경우에만 신뢰보호의 원칙상 금지가 주장되지만, 개인에게 유리한 소급입법은 문제되지 않음

 

8.비례의 원칙

1)비례의 원칙의 의의

­ 비례의 원칙(Verhältnismäßigkeitsprinzip)은 국가권력의 행사를 통하여 이루고자 하는 목적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선택하는 수단사이의 합목적성을 의미함

☞본래 비례의 원칙은 초기 국가권력, 특히 경찰권의 행사에 대해 한계를 긋는 것, 즉 경찰법 영역에서 자유와 재산권에 대한 제한의 한계원리로 탄생하였으며, 행정권의 행사를 제한하는 일종의 행정법적 원칙으로 여겨짐 → 오늘날 비례의 원칙의 충족여부가 국가권력행사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작용함

 

2)비례의 원칙의 내용

a.목적의 정당성

­ 국가권력이 추구하려고 하는 목적 자체가 정당한 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것

 

b.적합성의 원칙

­ 적합성의 원칙(Grundsatz der Geeignetheit)이란 국가권력의 행사를 위해 선택되는 수단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 수단인지의 여부에 대한 판단

☞「방법의 적정성」, 「수단의 상당성」, 「수단의 적합성」이라고도 함

 

c.필요성의 원칙

­ 필요성의 원칙(Grundsatz der Erforderlichkeit)이란 국가권력의 행사를 통하여 비록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 할지라도, 그로 인하여 다른 법익을 침해하게 되었을 경우, 법익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은 없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는 요청

­ 즉 법익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보다 완화된 다른 수단은 없었는지를 검토하는 것 → 가령 기본권을 덜 제한하는 수단을 통해서 동일한 결과나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경우 필요성요건은 충족되지 않음

☞「피해의 최소성」, 「최소침해성」이라고도 함

 

d.협의의 비례성

­ 협의의 비례성(Verhältnismäßigkeit im engeren Sinne)이란 이미 정해진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서 목적달성을 위해 사용되는 수단이 침해되는 법익과의 관계에서 비례성을 충족시킬 것을 요구하는 것

­ 보호하려는 법익과 제한하는 기본권 사이에 적절한 비례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

­ 개인의 법익에 대한 제한을 통해서 초래되는 「희생」이 일반을 위해 달성하고자 하는 「효용」보다 커서는 안 된다는 것

­ 「문제의 조치가 관련개인에게 과도한 부담을 지워서는 안 된다」, 「문제의 조치가 관련 개인이 수인할 수 없는 것이어서는 안 된다」, 「법익제한의 정도와 이를 정당화하는 수단의 사유ㆍ비중ㆍ긴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형량할 때 수인한도가 지켜지고 있어야 한다」는 등의 원칙

☞「적정성」, 「수인가능성」(Zumutbarkeit), 「상당성」(Angemessenheit), 「법익균형성」, 「법익비례성」

 

9.법치주의와 국가긴급사태

­ 국가가 위기나 비상사태에 처한 경우 과거 많은 국가들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초법적인 비상대권을 행사하여 왔으며, 따라서 국가긴급사태나 비상사태는 과거 법치주의의 예외나 제한으로 이해되었음

­ 오늘날에는 국가비상사태나 긴급사태의 경우에도 법에 따라 이를 극복하고 법질서를 보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조치들을 마련함

☞우리 헌법도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여 대통령이 국가긴급권을 발동하는 경우에도 그 발동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함(제76조 제1항ㆍ제2항, 제77조 제1항)과 동시에 그에 대하여 국회가 사후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제76조 제3항ㆍ제4항ㆍ제5항, 제77조 제4항ㆍ제5항) 국가긴급사태에서도 법치주의의 원리가 유지되도록 확인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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