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7. 25.>
드레스덴(독일) : Altmarkt - Krenzkirche church - Zwinger - Catheerale - 브륄세 테라스
- Academy of Fine Arts - Frauenkirche - City hall
웬 마을
프라하(체코) : 신시가지, 캠핑장
찌뿌둥하니 목도 결리고 춥고.. 잠을 있는대로 설치고는 일어났다.
어제 새벽에 민박집에서 빡빡이 친구 가이드북으로 알아두었던 드레스덴.
프라하를 가기 전 반나절 정도 둘러볼만한 도시라고 쓰여 있었다.
'기'가 여행에서 빠지고 다음 도시엔 대체 뭐가 있는지 어디부터 가야하는지 몰랐지만,
이제는 아니다. 여행에 얹혀가는게 아니라 다시 여행을 만들어 떠나는 기분. 좋았다.
가는 길은 배고팠지만 흥이 났다.
어제 사두었던 싸구려 빵이 도저히 먹을수 없을만큼 맛이 없고 딱딱해 배고팠지만
디카와 함께 산 오디오 잭을 mp3에 연결해서 카 스테레오로 빵빵하게 듣는 Tiger JK의 음악 덕분에 기분이 다운되지 않았다.
먼저 도착한 Altmarkt.
오는 길에 비가 몹시 내려 캠핑을 못할 것 같아 민박을 잡아야하나 걱정했으나 신기하게도 도착하니 개기 시작했다.
광장 한가운데에 떡 하니 당당히 차를 댔다.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서 Citymap을 사고
(바로 앞 할아버지가 무슨 말씀이 그리 많으신지.. 지도 한장을 사가는데 10 여분을 기다렸다..)
McDonald에서 빅맥 세트로 배를 든든히 채웠다. 스테이크 정식을 먹은 기분. ㅎㅎ
Altmarkt에서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옛날 청계천 골목을 좋아하던 난, 이런 광장에 내놓은 골동품 가득한 벼룩시장이 좋았다.
실컷 구경을 했다. 그런데 가격이 만만찮아 살만한 것들은 없었다.
(겜보이에 들어갈 게임팩들 마저 십유로가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었다. -_-;;;)
Krenzkirche에 올라 드레스덴 전체를 관망했다.
유럽의 높은 교회나 타워에 올라와보면 모든 도시들이 다 아름답지만 비슷해보이긴 한다.
츠빙거 궁전에서는 뭔가 베르사유 궁 같은 화려함이 아닌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아름답고 위엄을 갖추고 있었다.
지나치지 않다는 느낌이랄까.
츠빙거 궁 2층 카페 테라스에 다리를 꼬고앉아 에스프레소도 한 잔. 여유를 만끽했다.
대성당과 프라우엔 교회 등이 모여있는 곳으로 향하기 전, 브륄세 테라스를 들렀다.
가이드북에서 본 설명과는 자못 달랐다. 실망스러웠다. 그 다리(Augustasbrijke bridge)는 왜 가보라는 건지;
하지만, 대성당과 뭔 타워, 왕궁, 미술대학 등 여러 오래된 멋진 건물들이 자연스레 늘어서 있는 모습은,
내가 익히 동경해오던 진짜 유럽의 모습이었다.
관광지 같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볼것 있고 그러면서도 편안한.
네덜란드 킨더다이크의 풍차만큼이나 좋았다.
프라우엔 교회쪽으로 나오며 들른 미대 안의 갤러리들은 나를 참 난해하게 만들었다.
이런 작품을 만드는 놈들끼리 모여있는 이 학교.. 신기했다.
프라우엔 교회는 입장이 불가하여, 드레스덴에서 가장 높다는 시청사 건물에 올라 마지막으로 도시 전체를 훑었다.
지금까지의 유럽 여행 중 가장 마음에 들었다.
뭐 엄청난 유적이나 관광지가 아니라 그냥 그 느낌이 너무 좋았다.
진짜 유럽같다고 해봐야 그것도 내가 만든 이미지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좋았다.
오히려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다. 머릿 속에서 생각하던 곳을 실제로 온 기분이었으니.
이제는 프라하로 가는 길.
지금껏 한번도 구경 못했던 산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너른 들판, 지평선이 아니었다.
유료 고속도로를 타지 않고 국도로 달리자 많은 것들이 달랐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에서 잠깐 멈춰 바람도 쐬고, 왠 이쁜 마을에 내려 거리를 걷기도 했다.
그러다 체코에 다다르자(로밍 서비스가 친절히 알려준다. 이제부터는 어느지역이며 문자서비스가 얼마, 통화료가 얼마라고.)
거리가 풍기는 분위기가 달라진다. 동유럽의 기운이 팍팍 느껴지는 붉은 벽돌담의 낡아보이는 집들.
프라하. 대체 어떤 느낌의 도시길래 낭만 하면 떠올리는 걸까. 궁금했다.
프라하 신시가지에서 환전을 하고 (체코는 화폐를 따로 썼다) 근처 캠핑장을 찾았다.
첫 사고를 냈다. 캠핑장을 들어서며 후진을 하다가 호엽이가 뒤를 박았다.
퍽 하는 느낌이 굉장히 불쾌했다. 큰 일이라도 났나 싶어 바로 차 문을 열고 달려나갔으나 다행이었다.
인도 쪽에 설치되어 있던 주차봉을 찌그러 뜨렸다.
아이나 할머니라도 있었으면 어쨌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자꾸만 소름이 돋았다.
캠핑장의 가격은 하룻밤 550 Kr. 샤워도, 세탁기도, 전자레인지와 커피포트, 인덕션도 갖추어진 부엌도 있었다.
이 모든게 모두 공짜!
시내 중심에서 차로 10분, 걸어서 30분.
헌데 오늘 저녁 잠깐 본 프라하는 왜 유명한지 그 이유를 잘 모르겠다.
건물이 다닥다닥 완전히 붙어 있어 답답하다, 신기하다는 느낌 정도?
센치해진다.
아무렇지 않은 기분?
익숙해짐?
모르겠다..
별 같잖은 걱정이 늘어진다.
<여행비 결산>
맥도날드 빅맥 6.5 유로 x 2 = 13 유로
지도 2.5 유로
Kreuzkirche church 3.5 유로 x 2 = 7 유로 (학생 할인)
City Hall 2 유로 x 2 = 4 유로 (학생 할인)
캠핑 550 Kr
주유 1000 Kr
<사진첩>
일어나자마자 아침부터 달리는 비내리는 고속도로. 그리고 우리 차 뒤에 있는 자전거 4개를 실은 승용차.
저렇게 차 한 대 끌고 자전거를 가지고 가족여행을 다니면 정말 좋겠다 싶었다.
막 비가 갠 Altmarkt. 여러 중고물품, 골동품, 기념품 등을 파는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딱히 살만한 건 없었다;
Krenzkirche church에서 바라본 드레스덴.
걍 괜시리 느낌이 좋은 드레스덴~
츠빙거 궁전. 소소하지만 위엄을 갖춘 궁. 무척 마음에 들었다.
오래되고 중후한 느낌의 건물들이 늘어서 있는 드레스덴의 거리.
관광객과 기념품을 파는 상인들이 즐비한 다른 관광지들과는 다른 느낌의 거리.
Academy of Fine Arts. 난해한 아이들의 난해한 작품들.
Frauenkirche. 프라우엔 교회 (드레스덴의 성모교회).
연한 노란색의 벽돌 속에 군데군데 까만 벽돌은 세계 2차 대전시 폭격으로 파괴된 도시의 잿더미 속에서 찾은 것이라고 한다.
교회내부는 전체적으로 하얗고 화사하고 위압감이 없이 좋다.
교회 앞 동상은 마틴 루터 동상.
시청사에서 내려다본 드레스덴. 네모낳게 둘러싼 건물들이 더러 있다.
프라하로 가는 길.
중간에 들른 예쁜 마을. 자동차 여행의 멋이 바로 이런 거다.
동유럽, 체코의 시작이다. 굳이 차에서 내려 걸어보지 않고 차 안에서도 느낄 수 있다. 거리에서 풍기는 느낌이 달라진다.
프라하로 가는 길에 있던 해바라기 밭. 묘하다. 해바라기밭.
프라하 신시가지. 운전을 하느라 피곤하고 캠핑장 체크인을 위해 어디 둘러볼 것도 없이 환전만 하고는 빠져나왔다.
아직까지는 프라하의 특별한 멋을 찾지 못하겠다.
완전 마음에 드는 프라하 캠핑장. 완전 추천!!! 프라하에서 Tomtom 네비에 나오는 캠핑장은 이 뿐이다.
젊은 주인 부부와 아기들이 있다. 분위기도 좋고 친절하다. 서로 먼저 웃으며 말걸어주는 가족같은 친근한 분위기의 캠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