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충원의 대원칙
1. 정실주의(patronage)
(1) 정의 : 공직을 혈연, 지연, 학연, 금력, 친분, 당파성 등 비공식적이고 인연이나 인맥에 의한 기준에 의해 인적 자원을 충원하는 제도이다.
(2) 발달 : 영국에서 발달하여 16세기 초~19세기 중엽에 성행하였다. 18세기 초까지는 국왕에 의한 정실주의였지만, 의원내각제가 시작되고 왕이 상징적 존재가 됨에 따라 18세기 초 이후부터는 의회실력자에 의한 정실주의가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상 정실주의란 국가 성립 이후부터 동서양을 막론하고 나타났던 인재 충원 방식이라 할 수 있다.
(3) 특징 : 정실주의는 한번 임용되면 정권이 바뀌어도 물러나지 않는 종신형제도이다. 그리고 대체로 혈연 등에 따라 귀족자제들로 제한되었으며 평민이나 하층민의 경우 정실주의에 따라 임용되기란 극히 어려웠다.
(4) 문제점 : 1) 고려시대의 음서제도의 경우에서처럼 알 수 있듯이 정실주의는 능력에 따라 인재를 등용시키는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무능력자가 채용될 가능성이 크다. 2) 정실주의에 의해 자신의 인맥을 관직에 등용시키기 위해 이름뿐인 관직이 많이 생겨난다. 이를 위인설관이라 하는데 쓸데없는 관직을 많이 만듦으로써 시민들에게 과도한 세금이 부과되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3)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인재 등용이 아니기 때문에 비리문제과 매관매직 문제가 발생한다. 4) 결탁을 통한 반란으로 자신의 자리를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최측근들의 자리에는 개인적 능력이 아닌 충성도를 기준으로 임명하게 된다. 이는 곧 국가 경쟁력 및 효율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2. 엽관주의(spoils system)
(1) 정의 : 최고 권력자가 권력 쟁취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에게 공직을 임명하는 제도로 공직을 집권당에 대한 공헌과 충성도에 따라 충원한다. 이는 정실주의의 일종이라 할 수 있는데 정실주의는 결원이 생길 시 충원하고 승진하며 종신제로 신분이 보장됨에 반해 엽관주의는 정권 교체 시 충원하고 정권이 교체되면 공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커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다.
(2) 발달 : 엽관주의는 미국에서 발달했는데 미국의 초대(3대) 대통령인 Thomas Jefferson은 초기에는 자격에 입각하여 공직을 충원했으나 후기에는 대통령과 같은 정견을 갖는 인사로 엽관인사 정책을 폈다. 5대 대통령인 먼로 독트린의 James Monroe는 공직임기를 대통령과 같은 4년으로 입법화하였고 7대 Andrew Jackson은 엽관주의를 공식적으로 채택하였다. 그는 공직을 서부개척민을 포함하여 일반대중에게 개방하였다. 즉, 풀뿌리 민주주의(Gross Root Demo) 하에서 서민들을 위한 공직충원 실시하였는데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당시 공무원의 업무가 단순하였고 명망가 중심의 민주주의에서 정당 중심 민주주의로 변화하는 과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자수성가한 보통사람의 대표하는 대통령이었다는 점도 엽관주의에 한 몫 기여했다. 엽관주의는 남북전쟁기에 절정이 이루었으나 그 이후에는 쇠퇴하게 된다.
(3) 발달 요인 : 1) 엽관주의는 집권당의 집권기반 강화를 위해 발달하게 되었다. 공직을 자신과 정견을 같이 하는 사람들 즉, 같은 당원들에게 나누어 줌으로써 집권기반을 공고히 하게 된다. 2) 일반대중의 기관사, 우체부 등의 공직진출 요청이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3) 행정업무가 단순한 공직의 경우 특별한 능력이 필요없기 때문에 엽관주의로도 그 공직을 수행할 수 있었다.
(4) 장점 : 1) 집권당의 세력을 강화는 곧 리더십의 강화로 이어진다. 2) 같은 정견을 갖는 인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정당의 정책을 효율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 3) 정권에 따라 교체되기 때문에 공직사회의 정체가 없어진다. 4) 정권에 따라 공직이 교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직의 유지를 위해서 국민들의 지지를 위해 관료주의적 태도가 없어지고, 반응성(Response)이 커지게 된다.
(5) 단점 : 1) 정실주의와 마찬가지로 공직의 낭비(위인설관)와 세금 낭비를 가져온다. 2) 정권에 따라 신인사가 공직에 들어서면 경험과 노하우가 부족하기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지고 정견에 따라 편파적이 정책이 이루어진다. 3) 정권 교체 시에는 정책이 변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계획이 실현되기 어렵고, 정책의 안정성이 낮으며 일관성이 약화된다. 4) 공무원들이 국민보다는 자신에게 공직을 나누어준 당을 위해 충성할 가능성이 크다.
(6) 한국에서의 엽관주의 : 한국에서는 장,차관급의 정무직, 별정직, 단순노무직에 행해지는 경우가 많으며 최근에는 고위직에 엽관 확대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과거와는 달리 엽관주의 인사라도 그 공직에 맞는 실력을 갖춘 인사라야 한다.
3. 실적주의(Merit system)
(1) 정의 : 공직을 개인의 능력, 자격, 실적(performance)에 의해 충원하는 제도이다. 실적주의는 초기에는 정실과 엽관의 폐해를 시정하기 위해 시행되었으나 현재는 우수인력 확보에 그 목적이 있다.
(2) 발달요인 : 실적주의는 19세기 말 이후 영국과 미국에서 발달하기 시작하였는데 정실과 엽관의 폐해를 극복하고, 행정이 다양화, 전문화됨에 따라(행정국가화) 그에 알맞은 능력있는 인재를 등용하기 위해 발달하였다. 유럽에서의 경우 식민지를 개척하고 군사력을 증가시키는 등 국가 내외의 국력증진을 위함이었다.
(3) 주요내용 : 1) 채용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기회를 균등하게 줌으로써 공개경쟁을 실현하였다. 2) 권력자와의 인맥이나 충성도가 아닌 자질과 능력에 의한 인재 선발이다. 3) 엽관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선거와 관련된 당파적 행위를 금지하는 등 정치적 중립이 원칙이다. 하지만 이 경우 정당 가입 여부는 나라마다 달라 독일의 경우 공무원의 정당 가입도 가능하다. 4) 공무, 직무에 전념하고 비리를 막기 위해 특별한 잘못이 없는 한 정년을 보장하는 신분보장과 연금제도가 있다.
(4) 장점 : 1) 누구나 공직에 지원하는 기회를 보장함으로써 행정의 민주화가 이루어진다. 2) 자질과 능력에 의한 선발로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직무 수행이 가능하다. 3) 신분보장을 해줌으로써 경험이 축적되고 전문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정권 교체시라도 정책의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 4) 정치적 중립으로 인해 정당보다 일반 국민 전체에 봉사할 수 있다.
(5) 문제점 : 1) 고위 공직자의 학벌주의를 양산한다.(그러나 좋은 대학 출신자가 실적이 높은 것은 당연한 현상으로 이를 문제점이라 할 수 있는지는 의문.) 2) 국민들의 의견이나 요구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어 반응성이 떨어진다. 3) 실적주의에 의해 임용된 자들이 세력을 확대하면 공직의 엘리트화로 민주주의가 약해질 우려가 있다. 4) 사회적 약자는 실적주의에 의해서 공직에 올라가기가 어려워 국민을 대표한다는 공직의 대표성과 민주주의가 약해진다.
(6) 한국의 실적주의와 그 한계 : 한국은 1949년부터 실적주의를 채택하여 공무원 능력 강화를 위해 고시제도 등을 도입하고 관리능력을 중요시함에 따라 1960년 이후부터 실적주의가 강화되었다. 한국의 실적주의는 1) 한국의 공직이 연공서열을 통해 승진한다는 점 2) 공직의 지역 편중문제 2) 정치적 압력 등 외압 3) 공무원의 지나친 엘리트화 경계 등으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실적주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1) 무사안일, 복지부동을 막기휘해 정년형 신분보장을 재검토하여 계급정년제(현재 군인, 경찰, 소방관)와 재임용제(정년까지 3~5회 재임용 심사)를 도입. 2) 정치권과의 관계 재검토 ?? 3) 공정한 실적 평가제도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4. 대표관료제(Representative Democracy)
(1) 정의 : 공직을 민족, 인종, 종교, 성별, 계층, 학교, 지역 등 측면에서 인구비례에 따라 충원하는 제도이다. “공무원은 사회를 그대로 반영해야한다.”
(2) 발달 : 1994년 D.J.Kinsley가 중장하여 1964년 미국에서는 균등고용기회법(Equal Employment Opportunity Act)가 제정되었다. 이는 여성과 소수민족의 고용을 배려한 것이다.
(3) 장점 : 1) 소수 계층이나 각 사회계층의 이해관계를 반영시킬 수 있어 사회통합에 기여한다. 2) 소수 계층을 위한 배려 정책으로 그들의 반발이나 폭동이 줄어든다. 3) 소규모 조직에서 효율성과 실적주의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유용
(4) 문제점 : 1) 능력있는 자가 보상받는 실적주의에 배치된다. 2) 사회집단의 구분이 어렵고 기준이 불명확하여 대표관료제의 현실적 실행이 어렵다. 3) 다양한 사회계층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 예를 들면, 영국의 대처는 자신이 저소득 계층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정권을 잡은 후에는 그 계층을 반영하기 보다는 철저한 보수주의 정책으로 나아갔다. 이처럼 저소득층이 고위 공직에 나아갔을 때 그 이해관계를 반영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4) 노조 간부의 경우 자신이 노동자 계층의 대변자로 활동하기 보다는 보수화, 귀족화하는 경우가 있다. 5) 어느 조직에도 소수가 지배하며, 다수는 피지배관계라는 과두제의 철칙에 어긋난다.
(5) 한국에서 대표관료제 쟁점 : 한국에서는 주요 상위 공직을 특정 대학과 특정 전공이 독점한다는 비판이 있다. 그러나 고위 공무원의 명문대학 출신화는 전세계적인 현상으로 이를 고치기란 쉽지 않다. 국립 대학을 평준화시킨 프랑스의 경우에도 에나(E.N.A. 프랑스 국립 행정학교)처럼 고위 공무원 양성 전문기관이 존재한다.
그 밖에 지역 할당제, 이공계 할당제, 여성 할당제 등이 쟁점사항이다.